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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시장 지각변동 예고
입력2004-02-12 00:00:00
수정
2004.02.12 00:00:00
최윤석 기자
미국 최대 케이블 TV업체인 컴캐스트의 월트 디즈니 인수 제안으로 타임워너(전 AOL 타임워너)를 능가하는 최대 미디어 기업 탄생이 예고되면서 세계 미디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이미 총 3,650억 달러 규모의 인수 합병(M&A)이 성사되는 등 지난 2000년 이후 올해 M&A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 미디어 업계에도 강한 M&A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컴캐스트 디즈니 내홍 틈타 전격 인수 제안= 케이블 TV 업체 컴캐스트는 11일 거대 월트 디즈니 인수를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미국 35개주에서 2,1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 TV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고, 디즈니는 ABCㆍESPN을 비롯한 방송국과 놀이공원ㆍ유람선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디즈니 주식 1주당 자사 주식 0.78주를 교환하고 부채를 떠안는 방식의 인수를 제안했으며, 이 경우 인수가는 약 660억달러에 달한다.
컴캐스트의 이날 인수 제안은 특히 디즈니사가 심한 내홍을 겪으며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마이클 아이스너 디즈니 회장은 현재 창업자 가문 출신의 로이 디즈니 전 부회장과 전직 이사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거래의 성사 가능성은 아직까진 불투명한 상태다. 가격의 적정성, 컴캐스트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 규제 당국의 승인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 컴캐스트는 주식교환을 지난 10일 종가에 10% 프리미엄을 더해 계산했지만, 인수 제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디즈니의 주가는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을 넘어버린 상태. 케이블 회사가 다양한 창조성을 중시하는 디즈니사를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 업계 판도 변화=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타임워너에 이어 또 다시 미디어와 통신, 연예사업 부문을 포괄하는 거대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할 땐 컴캐스트 합병회사가 1,250억원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거대 기업 탄생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경쟁업체들도 합종연횡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타임워너나 비아컴, 비벤디 유니버설 등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파트너를 찾아 나설 경우 미디어 시장의 일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실제로 컴캐스트의 이날 발표 이후 업체들간 합병 전망으로 주요 미디어 업체 주식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들 회사가 디즈니 인수전에 가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스코프와 타임워너, 비아컴 등이 디즈니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들어 진행중인 M&A가 총 35건에 1,543억달러에 달하는 등 예년에 비해 M&A가 크게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미디어 시장 M&A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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