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창설된 코리안 투어 첫 대회가 오버파 행진으로 시작됐다. 14일 제주 서귀포의 스카이 힐 제주CC(파72ㆍ7,228야드)에서 개막된 2005 SBS코리안투어 첫 경기인 스카이 힐 제주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억원)는 출전 선수 143명 중 대부분이 오버파의 수모를 겪는 가운데 1라운드가 진행됐다. 파5에서 11타, 파3에서 7타가 기록되기도 했으며 더블보기와 트리플 보기는 속출했다. ‘보기 플레이’인 90타를 기록한 선수도 있으며 80타 이상 기록자는 부지기수였다. 유명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일본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시즌 상금랭킹 3위에 올랐던 양용은(33ㆍ카스코)은 548야드짜리 1번홀에서 세컨 샷을 OB내며 흔들려 무려 9타 만에 홀 아웃했다. 지난해 국내 상금 왕인 장익제(32ㆍ하이트)는 같은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OB내며 8타를 기록했고 이날 첫 조로 출발했던 프로입문 4년 차인 강민웅(25) 프로는 이 홀에서 더블파도 넘는 11타를 쳤다. 이 홀은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부터 오른쪽으로 휘었다가 그린 쪽에서는 다시 왼쪽으로 다소 휘는 모양으로 생겨 자칫 샷이 길 경우 티 샷은 물론 세컨 샷도 OB나기 쉬우며 볼이 떨어지는 지점에 깊은 벙커가 조성되어 있는 등 공략하기 까다롭다. 선수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홀 중 하나는 아일랜드 그린인 파3의 14번홀(203야드). 그린이 딱딱하고 뒤쪽으로 내리막 경사를 이루고 있어 중앙에 볼이 떨어질 경우 열에 아홉은 굴러 뒤쪽 물로 들어가 버리도록 돼 있다. 때문에 보기는 물론 더블보기, 더블파도 속출했으며 유명환(36)프로는 무려 7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 프로는 18홀 동안 90타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9개 홀에서 보통 90타대를 기록하는 아마추어 골퍼 수준인 47~48타를 기록한 선수도 몇몇 있었다. 이처럼 선수들이 고전한 것은 까다롭게 조성된 코스 컨디션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 특히 딱딱하고 언듈레이션이 심한데다 가장자리에 볼이 떨어지면 다 흘러내리도록 만들어진 그린 때문에 대부분 애를 먹었다. 선수들은 일단 그린에 볼을 세우지 못했고 그린에 올라 퍼팅을 할 때도 심한 경사에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마운틴 브레이크까지 겹쳐지면서 제대로 라인을 읽어내지 못했다. 한편 이 같은 악조건에서도 백전노장 최상호(50)프로는 이븐파 72타로 선전, 후배들의 귀감이 됐으며 이문현(34)프로는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