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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시대 5년 'New 현대'] <상>'玄회장식 내실경영' 본 궤도에

4년 연속 흑자행진 "자신감 쑥쑥"<br>현대건설 인수·계열사 글로벌화 박차<br>"그룹 규모·위상 한껏 키우겠다" 의지도


“새로운 꿈을 꾸고 다시 한번 재도약해야 합니다.” 지난 13일 현대택배 본사에서 열린 현대택배 창립 20주년 기념식. 기념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표정에서 비장함이 묻어났다. 그는 이날 기념사에서 과거의 현대그룹이 아닌 ‘뉴 현대그룹’ 창조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진군을 독려했다. 올해로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5년째를 맞는 현 회장의 확신에 찬 모습은 이미 ‘미망인 최고경영자’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있었다. ‘5년차 회장님’에 대한 주변의 평가는 어떨까. 한결같은 반응은 “최근 들어 부쩍 자신감이 배어나온다” “현 회장식 경영이 탄력을 받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과거 현대그룹의 색깔 대신 현 회장의 색깔을 입히는 경영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현 회장의 자신감은 취임 후 그가 일궈낸 놀라운 실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2003년 현 회장이 취임한 후 현대그룹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행진을 벌였고 4년 사이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55%나 증가했다. 특히 올 1ㆍ4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6%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103%나 증가해 2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원자재가 급등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현 회장이 그동안 추구해온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덕분”이라며 “올해 경영목표인 5년 연속 흑자기조 유지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 회장은 지난 5년간 다져온 내실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뉴 현대그룹’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부가가치형 신사업에 다각적으로 진출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숙원인 현대건설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규모와 위상을 한껏 키우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현대건설 인수. 현대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각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잇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기존의 기획총괄본부를 전략기획본부와 비서실로 이원화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하종선 전 현대해상화재 대표를 사장으로 영입한 전략기획본부는 현대건설 인수 등 그룹의 중장기적인 경영전략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뉴 현대그룹’ 창조를 위한 현 회장의 기본 철학은 글로벌화다. 현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세계의 변화수준에 맞춰 조직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 회장의 이 같은 의지에 따라 각 계열사도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인도ㆍ베트남ㆍ이탈리아ㆍ러시아ㆍ두바이 등의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성장성 높은 해외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한 선박과 항만 등 인프라 확충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오는 2010년까지 컨테이너선 18척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사업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증권도 올 3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현지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2010년까지 해외거점을 10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0년까지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높여 연간 1만1,600대의 승강기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상하이 공장을 발판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현대택배 역시 중국 내 주요 거점에 10여개의 지점을 추가 설립하는 등 중국 전역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또한 독일ㆍ영국ㆍ인도ㆍ베트남 법인 출범에 이어 미국ㆍ일본ㆍ대만 시장에도 추가 진출하는 등 글로벌화에 더욱 가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그룹의 계승을 넘어서 ‘뉴 현대그룹’ 창조의 깃발을 뽑아 든 현 회장. 그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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