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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찾은 서울 양천동 신영시장의 상인들은 한달도 채 남지않은 추석 대목 준비와 기대로 분주히 움직이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근래 경기회복세에 날씨도 선선해지는 등의 영향으로 고객들이 조금씩 늘면서 시장 전체에 생기가 돌고 있는 신영시장의 상인회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점포별로 10~30% 특가 세일을 진행한다. 이 기간 하루 103명씩의 고객에게 3회에 걸쳐 총 240만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도 증정할 계획이다. 송편빚기와 투호던지기 등 민속행사에도 총 60만원의 상품권을 내걸어 추석 차례상 준비를 하는 고객들 발길을 끌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해보다 경품 행사의 비중을 높인 만큼 손님들도 올해 행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날 시장을 방문한 주부 곽모(32)씨는 "올해에는 상품권도 많이 준다고 해서 추석 때 가족과 함께 찾아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할인전과 고가 경품 행사는 대형마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가오는 한가위를 맞아 주요 재래시장들도 추석 대목을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특히 각 시장들은 형편에 맞춰 총 300만원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증정하는 한편 대형 냉장고와 LCD TV를 제공하는 등 예년에 비해 경품 규모와 내용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신영시장은 작년 추석에도 비슷한 행사를 진행해 평소보다 30~40%의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린 것을 토대로 이번에도 대대적인 이벤트 전개에 나선 것. 신영시장 상인회 송인순 사무장은 "작년에는 가수 초청 공연 등을 했었는데 올해는 고객들의 참여를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는 행사로 바꿨다"며 "손님들의 방문도 더 많아지고 경품으로 받은 상품권을 다시 시장에서 사용해 상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의 추석이벤트는 더욱 파격적이다.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새롭게 개장에 나서는 이 시장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고객에게 응모권을 받아 추첨을 통해 762리터 대형 냉장고와 42인치 LCD TV, 전통시장 상품권 100만원 등 대형마트 못지않은 경품을 대대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이벤트 사업을 통해 밴드 초청 행사 등도 열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상인회 신용섭 회장은 "모든 경품은 상인들이 갹출해서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간 공사 때문에 제대로 장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추석대목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의 송화시장의 추석 행사에는 상인회 조합장이 직접 나선다. 25일부터 27일까지 갓과 한복 등 전통복장을 챙겨입고 시장 안을 누비는 조합장을 고객이 불러 상인과 흥정을 붙이는 '대감님 잡아라' 행사가 그것. 흥정 결과에 따라 최고 50%까지 물건값을 깎는 것도 가능한데 이렇게 할인된 가격은 나중에 상인회에서 파악해 개별 상인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송화시장 상인회측은 "평소에 무료 배송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동네 단골 손님들과 상인회 사이가 많이 친숙한 만큼 조합장이 직접 고객과 만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재래시장들이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데는 경기 불황과 신종플루 유행 등의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SSM 등 대형 점포와의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만큼 상인회 차원에서 행사 유치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 시장의 한 관계자는 "불황 여파 때문에 할인전이나 이벤트를 여는 것을 꺼리는 상인들도 적지 않다"며 "시장에서 열리는 추석 행사에 대한 고객들의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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