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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간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자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지던 북한 근로자의 최저임금 문제가 가까스로 타결되면서 공단 정상화를 기대했던 입주 기업들은 또다시 남북관계가 얼어붙자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21일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이전처럼 생산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혹시 모를 급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개성공단 입주사 대표는 "최저임금 협상에 합의해 생산을 정상화하고 수출 라인을 회복시키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며 "입주사들이 딱히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관리자들이 있기 때문에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지만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영업 피해가 예상된다. 북한 리스크에 해외 바이어들의 발주가 끊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고위관계자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하청 업체들이 많아 원청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전화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해당 기업으로서는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어 대응팀 구성도 못하고 숨만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3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때와 상황이 비슷해 입주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 사태가 끝난다고 해도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저임금 협상 난항으로 그동안 해외 수출길이 막혔던 업체들도 지난 18일 협상안 합의에 따라 해외 수출 라인을 회복시키려고 준비 중이었지만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개성공단의 한 소재 부품 업체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최저임금 협상 문제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돼 해외 바이어들의 발주가 끊긴 상황이었고 수주를 하더라도 비싼 보험료를 내며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로 해외 수출이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아 2013년처럼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막막함을 토로했다. 한 입주 업체 대표는 "2013년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했을 때 피해가 막대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때 이후 개성공단 폐쇄 재발에 대한 보상안도 마련되지 않아 개성공단이 다시 폐쇄된다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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