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국내 517개 수출기업(중소기업 489개∙대기업 28개)을 대상으로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한 환위험 관리실태 설문조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K-sure가 지난해 12월 벌인 1차 설문조사 이후 상반기 급격한 엔화가치 하락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의 정확한 환위험 실태를 파악하고 효율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결과 우리 수출기업의 원∙달러 손익분기점 환율은 1달러당 1,092.15원으로 1차 조사 때 1,102원보다 10원 가까이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1,155.41원으로 같은 기간 161원 하락했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수출로 벌어들인 ‘원화기준 수출액’과 수출에 들어간 ‘비용’을 일치시키는 환율이다. 손익분기점 환율이 시장환율을 밑돌면 수출경상이익이 흑자를, 웃돌면 적자를 나타낸다.
우리 수출기업의 원∙엔 손익분기점 환율은 중소기업(1,151.2원)과 대기업(1,253.1원) 모두 시장 환율(1,103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엔화가치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경우 작년 말 조사 때보다 12.5% 떨어져 ▦원가절감 ▦품질향상 ▦수출단가 조정 등 다방면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엔 시장환율의 하락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달러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중소기업 모두 시장환율(1,122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1,100원대에서 일정 수준을 횡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수출기업이 환율 움직임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엔화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수출기업의 38%가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점진적인 엔저심화(31%)’, ‘급격한 엔저 심화(10%)’등의 순이었다. 대다수 수출기업이 향후 엔저 현상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 기대하는 엔저대책으로는 ‘환율하락 방어(40.3%)’와 ‘환율변동성 완화(24.3%)’ 등 보다 적극적인 정부차원의 환율 관리대책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의 64%는 환변동보험, 선물환 등 외부적 헤지 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위험 관리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륭 K-sure 사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여전히 많은 수출중소기업이 환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K-sure는 수출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수출중소기업의 환위험관리와 관련된 애로사항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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