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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3 코리아골프] (4) 골프용품업계

올해 국내 골프용품업계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 속에 업체별, 브랜드별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다. 용품 수입은 지난해보다 늘었으며 과당경쟁에 따른 유통 질서 문란과 과장광고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또 서로 다른 디자인이나 소재를 혼합한 퓨전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등장해 관심을 모은 반면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렸던 풀세트 클럽 시장이 서리를 맞기도 했다. ■양극화 뚜렷=수입업체와 대형 브랜드의 독주 속에 국산업체와 중소 브랜드는 매출 급감으로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한 한해였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혼마 등 소위 `메이저` 브랜드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진 하반기 들어 수주 물량을 줄이는 등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만큼은 팔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반적인 불황에도 메이저 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자금과 물량공세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중소 업체는 쌓인 재고 물량 처리에 급급하는가 하면 하반기 신제품도 제대로 내놓지 못함으로써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했다. 특히 국산업체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심해 우려를 낳기도 했다. ■수입 증가, 과당경쟁=불경기 속에서도 골프용품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대비 14.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1억4,817만달러어치의 골프용품을 수입해 1억4,058만달러였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시장 침체 속에 늘어난 수입은 재고 누적과 이에 다른 과당 판매 경쟁을 불러왔다. 대형 업체가 재고품 등을 세트로 할인 판매하고 소매상에 판매 장려책을 쓰는 등 전체 시장을 독식하자 중소 업체들은 유통질서를 문란시킨다며 비난하고 나서는 등 업계에 이전투구가 심각했다. 지난 5월말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골프용품의 과장광고 여부 검토에 들어가 일부 업체가 시정 조치를 받기도 했다. ■퓨전ㆍ하이브리드 클럽 등장=올해 클럽은 드라이버 헤드의 대형화가 이어진 가운데 소재와 디자인을 조합하는 일명 `하이브리드` 또는 `퓨전` 제품의 잇단 출시가 눈에 띄었다. 디자인과 소재 개발의 한계에 따른 것이지만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골퍼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이브리드는 아이언세트를 구성할 때 아이언과 우드의 장점을 결합한 클럽을 맞춰 넣는 것. 퓨전 클럽은 캘러웨이의 ERC 퓨전, 테일러메이드의 XR-05 Cti, PRGR의 듀오, 브리지스톤의 시너지 등처럼 드라이버 헤드의 몸체와 뚜껑(크라운) 부분에 서로 다른 소재를 적용한 신개념 클럽이다. 이밖에 판매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소규모 소매상들이 속출하고 씀씀이를 줄인 골퍼들이 단품 구입에 치중하면서 풀세트 제품이 고전했던 점도 올해 용품업계의 한 단면들이었다. 美産 용품수입 크게 늘었다 병행수입제 영향 작년보다 57%나 증가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에 들여진 골프용품이 올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병행수입은 상표 전용 사용권자만이 수입하던 품목을 제3자도 외국에서 적법하게 유통되는 상품인 경우에 국내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30일 관세청이 밝힌 2003년 주요 소비재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골프용품 수입액 1억4,817만여 달러 가운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전체의 27.9%를 차지하는 4,234만여 달러로 지난해(2,769만여달러)보다 무려 57.5%나 증가했다. 한국캘러웨이골프와 한미스포츠(타이틀리스트 수입) 등 주요 미국 브랜드 수입업체의 올해 수주량 증가분이 소폭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병행수입 물량은 상당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에서 병행수입되는 골프용품은 캘러웨이와 타이틀리스트, 던롭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경우 한국지사인 테일러메이드코리아가 일본 공장에서 제조되는 제품에 대해 상표 전용 사용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제품이 병행수입돼 유통되고 있다. 병행수입이 주로 미국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은 일본에 비해 저렴한 데다 다수의 일본 제조업체가 1국1사 수출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 병행수입은 합법행위지만 인터넷 공동구매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싸게 팔리기 때문에 `골프채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국내 시장 가격구조를 뒤흔들어 놓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병행수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C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병행수입품도 정품이지만 샤프트나 그립 등이 미국인들에 맞춰져 있고 무엇보다도 수입업자들이 대부분 영세해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가별 골프용품 수입은 일본(61.8%), 미국(27.9%), 중국(6.8%), 인도네시아(1.4%), 타이완(1.15) 등의 순이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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