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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프 시즌이 열리면 골프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기업들이 골프를 테마로 펼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은 프로골프대회 주최, 선수 후원 등이 대표적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대상을 골프 행사에 참여 시키는 직접 마케팅 방법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강세를 띠는 것은 프로 대회나 프로 골퍼를 후원하면서 이미지를 높이는 간접 마케팅이다. 골프 마케팅이란 골프나 골프 대회를 기업이나 제품 또는 브랜드이미지 제고 또는 판매 실적 제고를 위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한다고 봐도 좋다. 골프 마케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회와 관련된 것이다. 대회는 프로골프대회와 아마추어 골프대회로 나눌 수 있으며 공식 경기와 비공식 경기로 또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이나 브랜드 이름을 내세워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다. 프로골프대회는 거액의 돈이 든다. 통상 상금의 3~4배 정도가 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 최근에는 코스 대여료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마추어 대회는 출전자들이 참가비를 내고 나오며 대회일정도 하루면 끝나기 때문에 주최측으로서는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홍보 효과는 참가자들 수준에서 그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기업체들에게 단연 인기를 끄는 대회는 비공식 프로암 경기. 30명 정도의 프로 골퍼들과 90명쯤 되는 초청자들이 프로골퍼1명당 아마추어 3명으로 팀을 이뤄 샷 건(배정된 홀에서 동시에 경기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함께 플레이하는 프로 골퍼들로부터 레슨을 받을 수도 있고 푸짐한 상품으로 시상식도 치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여러 차례 프로암 대회를 치러본 관계자의 설명이다. 프로암 경기는 프로골프 대회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프로골프대회의 프로암 대회는 공식 경기에 앞서 참가 선수들 중 상위권 선수 30여명과 주최측이 초청한 아마추어 골퍼들이 역시 샷 건 방식으로 18홀 플레이를 펼치는 것. 대회를 주최하는 기업체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을 프로암 경기에 초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프로암 대회를 잘 치르면 골프 대회의 절반 이상이 성공이다’라는 말까지 한다. 대회 중에는 또 외제차나 골프의류 등의 기업에서 자사제품 주요 소비자들을 초청하는 경기도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상품 또한 자사 제품으로 준비되는 경향이 있다. 대회를 통한 간접 마케팅으로는 상품을 내걸거나 비용일부를 협찬해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법이 있다. 선수 후원도 대표적인 마케팅 방법. 소속 선수들이 사용하는 의류와 용품을 통해 자사 로고를 노출시킴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선수들과 주요 고객들의 프로암 경기를 개최할 수도 있다. 레슨을 해주는 클리닉을 열거나 고객 서비스 시설로 연습타석을 마련하는 것도 골프 마케팅의 일환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티칭 프로골퍼를 영입, 정기적으로 주요 고객들의 필드 레슨을 진행시키고 있다. 금융권 골프마케팅 '눈에 띄네' 골프 마케팅에 주력하는 기업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 왔다. 대체로 그 시대에 가장 잘 나가는 업종이 골프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단연 금융권. 신한, 하나, 국민, 기업 은행 등 제1금융권은 물론 삼화, 토마토 등 저축 은행들도 다투어 골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소득을 올린 기업은 골프단을 운영한 삼화저축은행. 강경남이 상금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젊은 소속 선수들이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내내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렸고 덕분에 예금고가 크게 늘었다. 선수들의 성적과 관련된 예금 상품을 출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토마토 저축은행이 올 시즌 강지만을 영입, 선수 후원에 나섰다. 은행의 골프 마케팅은 주로 대회 개최지만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신한동해오픈의 주최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아시안 게임 단체 금메달을 따낸 강성훈을 영입, 선수 후원에도 나선다. 티칭 프로인 박경호씨를 직원으로 채용, 주요 고객들을 위한 레슨 클리닉도 개최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 스타투어를 출범시켰고 올해도 아마추어 대회를 포함해 5개의 대회를 시리즈로 진행시킨다. 하나은행은 코오롱과 함께 국내 남자대회인 한국오픈과 미국LPGA투어 대회인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열고 있다. 기업은행은 미국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장정을 후원하며 ‘작지만 강한’이미지를 구축 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편 거액의 예치자들을 중점 관리하는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 시스템이 발달할수록 금융권의 골프 마케팅은 더욱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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