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주택담보대출 위기 우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부실 우려가 증폭되면서 금융주와 건설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과 금융시장 혼란, 건설경기 부진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과 달리 국내 금융권의 꾸준한 주택담보비율(LTV) 관리와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하락세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심리적 공황이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펀더멘털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이 아닌 만큼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은행지수 3%대 하락, 건설주 낙폭도 커져=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3.03% 하락했다. 특히 은행업종지수가 3.61% 하락하면서 전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도 국민은행(-4.19%), 신한지주(-4.78%), 하나금융지주(-3.23%), 우리금융(-1.77%) 등이 크게 떨어졌다. 건설업종지수 역시 3.34% 떨어진 가운데 현대산업(-5.10%), 대우건설(-4.55%), 두산산업개발(-4.07%) 등이 대형주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은행ㆍ건설 등이 모두 주택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다 보니 미국발 주택시장 불안과 금융 리스크에 대한 심리적 동조화로 투매가 인 것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털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는 만큼 심리적 안정만 되찾으면 주가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심리적 동조화… 자산가격 하락 우려는 기우=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하락세가 전반적인 지수 하락에 따른 영향일 뿐 특정업종에 대한 중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질적으로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0.85%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미국처럼 신용도가 낮은 분야에 대한 대출비중도 낮아 은행발 신용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종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현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ㆍ15대책 등에 이어 최근 주택법 개정안 등이 건설업종의 악재로 작용한 상황에서 하락폭이 커졌다”며 “미국발 담보대출 부실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심리적인 위축이 건설주 하락을 야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계 부동산 가격의 동반하락세와 이에 따른 집값 버블붕괴 등이 현실화될 경우 더 큰 충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증시에 비해 전세계 동조화 현상이 더 심해 국내에서도 집값하락과 자산가격 버블 붕괴가 조금씩 현실화될 경우 담보대출 부실화 위기는 물론 증시에도 대형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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