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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국제유가] 내리막 국제유가 어디로
입력2001-10-21 00:00:00
수정
2001.10.21 00:00:00
[심층진단] 내리막 국제유가 어디로 가나수요↑·공급↓에 약세 지속될듯
유가(油價). 세계경제가 침체기로 빠져드는 상황속 산유국들이 줄줄이 엮여 있는 전쟁의 포연까지 짙어지면서 국제 원유가격의 추세에 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중동 근동의 전쟁 상황에도 불구, 세계 경제 침체 등의 여파로 유가는 상당기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월 11일 미 테러 발생 당일 심리적 불안으로 급등한 뒤 하락세를 보이던 유가는 주말인 19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추진 소식에 일단 반등했다.
미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물은 64센트 오른 배럴 당 21.95달러를 기록했다.
또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도 배럴 당 71센트 상승한 21.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비(非) OPEC 회원국의 생산량 증대 등으로 지속적인 유가 약세를 점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와 함께 석유생산국이 아닌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이라크 이외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될 경우 유가 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유가 상당기간 약세
유가약세를 점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세계경기 침체의 장기화다. 미 테러 여파로 세계경제가 앞으로 상당기간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경기 침체가 3년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힘을 얻고 있어 유가 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9월말 현재 원유 재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00만배럴이나 늘어났다고 미 석유협회는 밝혔다.
이와 함께 비 OPEC 산유국의 생산량 증대도 유가 약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는 올해 들어 하루 50만배럴 가량 생산량을 늘린 상황이다.
미국 경제 침체로 수출부진에 빠진 멕시코 등도 원유생산 확대 등을 통해 수출감소 폭을 만회하려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근 감산 추진과 관련 전문가들은 감산에 합의할 경우 소폭 반등이 예상되지만 배럴 당 25달러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합의에 실패할 경우 유가는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쿠웨이트가 19일 사우디 아라비아가 제안한 감산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OPEC 회원국의 감산 가능성은 일단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비OPEC 회원국과의 협의, 감산에 대한 부정적인 국제 여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장기적으로 수출-수입국간 힘의 이동 있을 것
이번 테러 전쟁 이후 석유 수출국과 수입국간 힘의 균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최근 이와 관련 테러와의 전쟁이 마무리 되면 OPEC을 비롯한 산유국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산유국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만큼 공급량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 소련 지역이던 카자흐스탄에서 300억배럴 가량이 매장된 유전이 개발되는 등 이 지역에 대규모 유전이 개발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러시아 등도 시베리아에서 새로운 유전을 개발, 한국ㆍ일본 등에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 사우디 등 OPEC의 주요 산유국들도 경제개발 등에 대한 자금이 필요, 산유량을 늘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체 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 개발 등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부추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중동지역으로 확전시 유가 불안해질 수도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이 중동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 상승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단 현재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유가에 큰 충격은 미치지 못하리란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라크와 전쟁이라는 재료는 이미 유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을 추종하는 근본주의자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사우디 등 다른 중동 국가로 전쟁의 불똥이 튈 경우 유가를 둘러싼 원유공급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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