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장 패의 설욕이냐, 지난 주 컷 탈락 수모 탈출이냐. 20일 이곳 뉴욕주 뉴로첼의 와이카길CC(파71ㆍ6,22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2라운드. 전날 폭우로 순연돼 하루 늦게 진행된 대회 둘째 날 경기에서 한국의 박희정(26ㆍCJ)과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36ㆍ스웨덴)이 나란히 4언더파 67타로 선전해 중간합계 1, 2위를 달리게 됐다. 박희정이 합계 4언더파로 단독 선두, 소렌스탐은 1타 뒤진 단독 2위다. 둘 다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고 박희정이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 패배, 소렌스탐은 지난 주 미켈롭 울트라오픈 컷 탈락 때문에 필승의 의지가 남다른 터라 현장에서는 이날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두 선수의 최종일 맞대결로 관심이 쏠렸다. 두 선수는 특히 지난 2002년 이 대회 마지막 날 공동선두로 출발했다가 박희정이 1타 앞서며 결국 우승까지 했던 인연이 있어 더욱 주목 받았다. 당시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이 막판 선전으로 박희정과 연장전을 치렀고 소렌스탐은 3위에 그친 바 있다. 이날 경기 내용은 박희정이 버디6개에 보기2개, 소렌스탐은 버디5개에 보기1개로 소렌스탐이 다소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박희정은 대회 코스 공략에 필수적인 퍼팅 면에서 앞섰다. 홀 주변 라인 파악하기가 까다로워 다른 선수들은 1m짜리도 놓치는 경우가 잦았으나 박희정은 버디 퍼트 6개 중 4개가 3~5m정도의 만만치 않은 거리였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소렌스탐은 8번홀에서 3m짜리 퍼트를 놓쳐 유일한 보기를 만들었다. 소렌스탐의 강점은 장타. 보통 파4홀에서 세컨 샷 클럽으로 샌드웨지와 9번 아이언을 잡을 만큼 드라이버 거리가 났고 때문에 핀에 바짝 볼을 붙일 수 있었다. 파5인 15번홀에서는 가뿐히 2온에 성공, 탭인(Tap-inㆍ톡 쳐서 쉽게 넣는) 버디를 낚기도 했다. 그러나 박희정은 “소렌스탐과 처음 치는 것도 아닌 만큼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며 “1타 앞선 우위를 잘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첫날 선두였던 한희원은 2오버파로 이날 경기를 마쳐 중간합계 1언더파로 이선화(20ㆍCJ)와 공동4위를 이뤘다. 장정은 합계 1오버파 공동 12위, 조령아와 김영, 배경은 등이 합계 2오버파 공동 18위다. 김미현(29)과 김주연(26ㆍ이상 KTF)은 6오버파 공동 45위, 이미나(26ㆍKTF)는 7오버파 공동 54위에 랭크됐다. 이날 컷 기준은 무려 8오버파로 시즌 최고였으며 한국 선수 12명이 최종라운드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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