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대역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트(LTE-A) 서비스 시연회가 열린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4층 대강당. 이종봉 네트워크 부문장이 부산 광안리에 있는 직원과 전화연결을 했다. 이 직원의 손에 들린 속도측정기에는 208Mbps가 찍혔다. 최고 속도 225Mbps인 광대역 LTE-A 서비스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세계 이동통신 스피드 1위인 한국 이통시장에서 SK텔레콤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 시대를 세계 최초로 열었다. 지난 2011년 7월 4세대인 LTE 서비스가 개시된 지 불과 3년 만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2000년대 들어 속도경쟁에서 선진국에 비해 항상 우위를 점해왔다. 2세대 CDMA, 3세대 W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4세대 LTE의 진화 기술인 LTE-A에 이어 광대역 LTE-A까지 세계 처음으로 서비스하는 기록을 세웠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이통 3사의 치열한 경쟁이 한발 앞선 기술력의 원동력이다.
광대역 LTE-A는 두 개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묶음 기술을 활용했다. 기존에 각각 따로 사용하던 20MHz폭 광대역 LTE(최고속도 150Mbps)와 10MHz폭 LTE(최고속도 75Mbps)를 합해 최고 225Mbps의 속도를 구현해낸 것이다.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넓혀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최고 225Mbps의 속도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기지국과의 거리에 따라 통신 속도가 달라지며 여기에 광대역 LTE-A 사용자 수가 늘면 데이터 트래픽이 많아져 속도가 더 느려진다. 아무리 넓은 도로라도 출퇴근 시간에 차량이 몰리면 정체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 부문장은 "사용자 수가 증가할 경우 광대역 LTE-A 실제 속도는 70~80Mbps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통사들의 속도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들은 오는 연말께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는 '3밴드 LTE-A'(최고속도 300Mbps)서비스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4배 빠른 LTE다. 업로드 분야에서도 LG유플러스가 초당 100Mbps까지 속도를 높인 업링크 CA기술을 개발해 표준화에 나섰다.
한편 SK텔레콤은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광대역 LTE-A에도 기존 LTE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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