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빅스리 기전인 기성전, 명인전, 본인방전의 도전기는 이틀에 걸쳐 두어진다. 십단전, 천원전, 왕좌전, 고세이전은 하루에 두어지며 종래까지 1인당 제한시간은 5시간이었다. 금년부터는 그 5시간이 4시간으로 변경되었다. 장고파인 요코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변경이었다고 한다. “백62는 꼭 그쪽부터 끊어야 하는 것인가요?”(가와쿠마 리포터) “이곳은 매우 미묘한 자리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전보의 백62는 반드시 이곳부터 끊어야 합니다.”(장쉬) 그 이유를 장쉬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참고도1의 백1부터 끊고 계속해서 3으로 끊는 수순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독자도 있을 것이다. 흑이 4로 받아준다면 5로 몰아서 실전의 진행과 거의 비슷한데 백은 팻감이 필요한 경우에 A를 절대팻감으로 쓸 권리가 있는만큼 이 진행이 매력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흑은 참고도1의 흑4로 곱게 받아주지 않는다. 참고도2의 흑1로 반발하는 강수가 있다. 백2의 양단수가 얼핏 보기에는 무척 위력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위력이 없는 것이다. 흑3 이하 9(6은 4의 오른쪽)로 백대마가 절명한다. 흑69로 움직여 모처럼 전투다운 전투가 벌어졌다. 돌들은 우상귀 방면에 계속 놓이고 있지만 대국자 쌍방이 잔뜩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은 따로 있었다. 그곳이 어디일까.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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