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 '3대 변수'에 달렸다 펀드 환매-만기도래 최대 4兆7,000억프로그램 매물-외국인·연기금 매물 흡수 기대금리·환율-상반기 환율 변동폭 커질수도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새해 증시가 주가지수 1,500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선 펀드 환매와 프로그램 매물, 금리와 환율이라는 세가지 변수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2007년 고점 1,700 돌파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내놓고 있지만 이들 변수가 의외의 복병으로 불거져 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 ‘1월 효과’에 따른 전고점 돌파를 예상하면서도 심리적인 기대감 외에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이 없는 증시에서 이들 변수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시장흐름이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펀드 환매압력 지속될까=12월 후반의 지수 조정을 유발한 투신권의 매물 공세가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자금 유출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펀드 환매사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3년 만기 적립식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내년 1ㆍ4분기부터 만기를 맞게 되면서 그동안 증시를 지탱해온 적립식펀드가 시장의 걱정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적립식펀드 만기도래 규모는 내년이 4조7,000억원, 2008년은 5조3,000억원. 올 한해 수익률 부진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에 나설 경우 시장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시장 흐름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펀드 환매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그러나 “내년 이후 만기가 월별로 고르게 분산돼 있는데다 월 만기도래 금액이 평균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펀드 환매사태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 풀려날까=4조원을 훌쩍 넘은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는 몇 달째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요인이다. 매수차잔고는 통상 배당락 이후 1월 중에 청산되는 경우가 많아 내년 초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초 30거래일 안에 매수차익잔고의 35~50%에 달하는 물량이 해소됐다. 현재 4조4,000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 가운데 35%만 청산돼도 1조5,000억원의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에 따른 지수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청산이 이뤄져도 외국인이나 연기금이 매물을 받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ㆍ일 금리정책 악재로 돌변할까=수출주의 영향력이 큰 국내 증시로서는 최근 수개월간 ‘동결’ 기조로 일관됐던 미일 금리 정책도 주요 변수가 된다. 금리 정책이 환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경기하락을 막기 위한 미국의 금리인하가 달러화 급락을 부추기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말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이미 환율 악재가 수출기업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900원대가 유지되는 선에서는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속되는 경기회복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엔화 약세기조가 꺾일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은 상반기에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용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ㆍ달러 환율은 상반기 중 달러당 920원, 하반기에 900원 정도가 예상된다”며 “상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높겠지만 하반기에는 각국 통화정책에 큰 변화 없이 시장도 안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6/12/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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