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유럽 궁중 무도회장을 옮겨놓은 듯 화려한 드레스의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객석에는 형형색색의 풍선들이 떨어진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객석 통로에는 왈츠를 추는 남녀 관객들이 하나 둘씩 등장한다. 외국 공연장의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지난해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앙드레 류 오케스트라 공연’ 때 보여준 우리 관객들의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반응이었다. 관객들을 흥겹고 로맨틱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네델란드 출신 지휘자 ‘앙드레 류’가 다시 한국 관객들을 찾아온다. 그는 정통 클래식 음악가이기보다는 클래식 쇼 비즈니스맨이다. 클래식 공연에서 볼 수 있는 딱딱한 격식은 찾아볼 수 없고 감동과 즐거움만 선사하는 공연 만들기가 그의 관심거리다. 류는 일반인들의 정서에 딱 들어맞는 곡을 선곡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무대를 연출해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실현했다. 공연은 4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코러스들이 연주하는 흥겨운 음악잔치다. 주요 레퍼토리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등 왈츠곡들과 주페의 ‘경기병 서곡’ 등 즐거운 클래식 음악으로 시작해 영화음악, 재즈, 팝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주한다. 자칫 그의 무대가 싸구려 팝 콘서트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바이올린을 전공한 앙드레 류를 비롯해 모든 단원들이 클래식을 전공한 수준급 연주자들이다. 호화로운 무대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검정색 연주복 대신 형형색색의 드레스로 갈아입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류도 무대에서 지휘, 사회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해 내며 무대를 압도한다. 그의 공연은 객석과 함께 하는 공연이다. 특히 우리 관객들은 운동경기장에서 등장하는 야광봉을 흔드는가 하면 매스게임을 하듯 객석에 물결을 일으켜 앙드레 류도 깜짝 놀랐다. ‘앙드레 류’의 백미는 앵콜에 있다. 공연시간과 버금갈 정도의 한시간 이상의 앵콜로 관객들과 하나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은 그의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축제의 현장이 된다. 비틀즈의 노래와 친숙한 세계 민요 그리고 우리 노래까지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이른바 ‘세상의 모든 음악’들이 끊임없이 연주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무대 장치와 이벤트로 관객들을 즐겁게 할지 기대된다. 10월7일부터 8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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