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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일본 도쿄 한복판에 있는 한류백화점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0년 된 일본의 대표적 한류 종합 상점이 망한 것이다. 이 사건은 위기에 몰린 한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류백화점이 망하게 된 것은 세계인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변한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에서 소비되는 한류 콘텐츠는 줄어드는 대신 사람들은 콘텐츠를 모바일 등 온라인상에서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일찍부터 예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지난해 6월 '신한류 지속 발전을 위한 6대 전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변화'를 강조했다. 온·오프라인의 플랫폼의 전방위적 활용이 필요하다며 '온라인'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한류 콘텐츠라 해도 글로벌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항구(플랫폼)'가 없다면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오프라인의 '한류백화점' 대신 온라인에 '모바일 플랫폼'을 세우고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바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한류를 보급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많은 사업자들이 이를 간과했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건전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한류 창작 생태계가 구축되면 선순환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지금 한류는 좋은 기회를 만났다. '라인', '카카오톡'이 대표적 한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류가 카톡과 라인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징검다리 삼아 세계로 쭉쭉 뻗어 나갈 수 있다. 모바일메신저는 한국 만화가 일본으로 진출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일본 라인의 '라인망가(만화 서비스)'를 통해 번역된 작품으로 일본 독자를 만났다.
한류 대표 가수 '엑소(EXO)'나 인기 드라마 '별그대'의 주인공인 도민준, 천송이 테마 스티커도 라인을 통해 세계로 소개됐다. 지난 5월에는 우리나라 배우 이민호가 주연한 라인의 미니드라마 '원 라인 러브(ONE LINE LOVE)'가 중국에서 선보여 조회 수 2,000만건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또 라인 안에는 우리나라 연예인의 공식 계정이 있어 라인을 쓰는 외국인 누구나 우리나라 연예인의 소식을 지속적으로 받아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한류 커뮤니티인 '숨피'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라인 플랫폼을 발판 삼아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세계 이용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숨피는 1998년 미국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이용자를 보유한 K팝 커뮤니티다.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연예 엔터테인먼트사와 협업해 국내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세계에 소개해 왔다. 라인은 숨피 공식계정을 개설하고 영어, 스페인어 등 5개 언어로 번역해 총 19개국에 있는 글로벌 팬들이 한국 콘텐츠와 국내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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