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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TB발행 '고육책'

경기둔화ㆍ감세로 재정 바닥 조짐에돈이 넘쳐 국민들에게 세금감면이라는 생색을 낸 미정부가 갑자기 곳간이 빌 조짐을 보이자 급히 미재무부채권(TB)을 찍어 팔 상황에 놓였다. 미국 재무부는 이미 지난 달 31일 경매를 통해 최단기인 4주일짜리 재무부 채권 100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이 채권은 금리 연 3.59%에 낙찰돼 1만달러짜리 채권이 9,972달러10센트에 매각됐다. 미재무부는 조지 W. 부시대통령의 감세정책와 경기둔화로 국가금고가 줄어들어 재정수지 상황이 악화되자 곤혹스런 상황이었다. 외신들이 3ㆍ4분기에 미재무부가 510억달러를 빌려와야 할 입장에 처했다고 보도할 만큼 미정부의 재정수지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재무부는 장기 호황에 따른 세수 호조로 재정 흑자가 증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70년만에 처음으로 재무부 채권 상환에 나서는 등 흑자 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데다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시행되면서 재정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곳간이 비어가자 급전이라도 빌려야 형편인 재무부는 그동안 TB 발행을 유보해온 입장에서 후퇴, 찍어만 내면 팔리는 TB를 전격 발행하게 된 것. 재무부로서는 TB가 이자높은 급전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파는 것은 물론 필요한 돈도 언제든 융통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보배인 셈이다. 채권시장 상황도 재무부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자 금리인하 전망으로 미국 국채 시장의 주요물 가격이 31일 일제히 상승(수익률 하락)했다. 특히 2년물 수익률은 8년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국채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수익률이 급락한 것이다. 돈이 넘쳐 돈 쓸 곳을 고민하던 미 재무부가 경기침체의 여파로 필요한 돈을 어떻게 융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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