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식 비중 30%로 상향…중소형주ㆍETF 등 관심”
올해 설립 31주년을 맞는 공무원연금공단이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 확대를 통해 운용수익 극대화에 나선다. 다른 연금과 달리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투자 다변화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양호(56ㆍ사진)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5일 서울 역삼동 공단본부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올해 신규 투자자금 1조840억원 중 5,946억원을 채권에, 3,669억원을 주식에, 1,225억원을 대체투자상품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주식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상반기 중 주식 비중을 늘려 전체 수익률을 5~6%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주식 비중을 지난해 27%에서 30%로 높이고 대체 투자 비중도 14%에서 16.6%로 상향하는 대신 채권 비중을 5%포인트 가량 낮추기로 했다. 안 이사장은 “올해 국내 주식에서 약 11%, 해외주식에서 12%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비중을 늘리고 있는 대체 투자 부문에서도 7%에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투자전략 역시 다른 연금들과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사학연금은 10년, 국민연금은 30년 후까지 자산규모가 증가하는 성장기 연금이지만 공무원연금은 이미 납부자 보다 수익자가 많은 상태로 순유입 자금이 없다”며 “과거에 발생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일부 여유 자금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투자 여건이 좋지 않았던 가운데서도 순수 금융자산에서만 약 3.7%(연말 기준 잠정치)의 운용 수익을 냈고 부동산 평가가치 증가로 전체 기금 규모는 6.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 투자한 대체투자 부문의 평가 손실을 반영하면 실제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6%대 수익을 올렸고 해외구조화 채권 등 고금리 장기 채권에서도 양호한 수익을 냈다”며 “지난해 말 전체 기금 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공무원연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규모를 달성했지만 과거 손실분을 반영하면 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투자 여건은 간단치 않지만 투자 상품을 다변화해 5%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안 이사장은 “주식 투자 유형 가운데서도 올해 중소형 주식형에 신규 자금을 집행해 투자 스타일을 다변화하고 해외 주식 부문에서는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할 계획”이라며 “주가가 더 하락하면 지수형 ELS에 추가 투자하고 해외 주식 ETF와 해외 재간접 헤지펀드에도 신규로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실채권(NPL) 시장 역시 주요 투자군으로 점치고 있다. 안 이사장은 “NPL은 부동산의 안전성, 채권의 유동성 등 다양한 투자상품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며 “저금리 시장 상황에서 8~9%대의 운용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대안투자상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이 투자한 사모투자회사(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이엠투자증권의 매각에 대해서도 적정가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안 이사장은 “아이엠투자증권은 지점이 거의 없고 파생상품ㆍ채권 부문에서 경쟁 우위에 있어 투자 매력이 크다”며 “증권사가 없는 대기업집단이나 증권업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기존 증권사 등 잠재 인수자는 많아 적정가에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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