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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음란기구

청소년 '야한 엑세서리' 유행 심각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의 하나가 가방 검사이다. 불시에 들이닥친 규율부 선생님들이 책상위로 올라가 손을 머리에 얹게 한 뒤 하나하나 가방을 뒤지던 소동. 행여 이웃 여학교의 숙자에게 주려고 써 놓은 연애편지가 발각되지 않을까. 쉬는 시간마다 펴놓고 연습하던 팝송책을 빼앗기지 않을까. 두근거리다 보면 너덜너덜한 도색잡지 몇 권과 담배갑을 포획한 선생님들이 의기양양하게 문제아들에게 회초리를 들던 장면. 그때나 지금이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풍경의 하나일 것이다. 과거보다 지금은 문제아가 좀 더 늘었겠지만. 그러나 그런 순진한 생각은 큰 오산이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는 유행처럼 번지는 음란 액세서리 모으기로 인해 성인들도 얼굴을 붉힐 정도의 야한 액세서리를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앞 다투어 팔리고 있는 열쇠고리는 음란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남녀가 노골적으로 성행위 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조각한 것이 있는가 하면 가슴과 성기를 극대화 시킨 것도 있다. 수영복 입은 여자의 옷을 벗기면 알몸이 들어 나는 것은 오히려 애교에 불과하고, 항문으로 섹스를 하는 장난감까지 등장했다. 가슴과 엉덩이를 들어낸 채 여자가 서있고 뒤에선 남자 다리를 움직이면 돌출된 성기가 삽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이 퍼져있는 것이 러브 카드이다. 야한 소리와 함께 팬티를 입은 뒷모습이 그려진 카드, 바지지퍼가 반쯤 내려진 남자 모습 등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음란한 열쇠고리나 러브카드가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 이성친구에게 섹스를 원하는 은밀한 신호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발육상태가 좋아지고 성문화가 범람하면서 청소년들의 성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스개 소리로 여고생의 2/3가 원조교재의 유혹을 받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회풍조가 청소년들에게 성의 바다로 내몰고 있다. 그래서 고교생의 몇 퍼센트 이상이 성 경험이 있다는 조사보고도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청소년, 아니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음란 장난감이나 러브카드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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