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이전에 산업은행에 입사한 고졸 행원의 대학진학률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고졸 행원만 대상으로 할 경우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입학, 일과 학업을 병행해 '뱅커(banker)'로서 자리를 잡았다. 산은은 고졸을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하는데다 대학진학도 적극 장려하고 있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입행하더라도 대학진학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1일 산은의 고졸 출신 행원의 대학입학률 자료에 따르면 1997년 이전에 입행한 뒤 현재 재직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426명. 이 가운데 산은에 재직하면서 대학에 진학한 인원은 모두 303명으로 71%에 달했다. 남자 고졸 행원만 놓고 봤을 때 비율은 더 올라간다. 1997년 이전에 입행한 뒤 재직하고 있는 265명 중 213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고졸 행원들에 대한 대학학비 지원은 물론 남자 행원의 경우 군대에 입대하더라도 일정액의 월급을 주는 등 입행 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대학진학률도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고졸 행원들은 2012년 정기인사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8명의 지역본부장 중 고졸 출신 2명이 자리를 꿰찼고 지점장에 신규 임용된 20명 가운데 고졸 출신은 11명(55%)에 달했다. 산은 관계자는 "학력이 아닌 능력과 실적에 따라 승진하고 대우 받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해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고졸 행원을 정규직으로 선발한 산은은 이들에 대한 대학진학은 더 장려할 계획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고졸 채용이 즉흥적이거나 일회성 행사가 아니고 학벌 중심의 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사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취업 후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학진학을 할 경우 학비 전액을 은행에서 지원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대졸 행원과 같은 직무경로를 밟도록 했다.
산은 관계자는 "3개월의 연수를 마친 고졸 행원들이 지난달 초 각 지점에 배치됐는데 야간학위 과정이 개설된 대학 소재 지역 등을 고려해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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