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측에 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성공단남북공동위원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내놓은 안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최저임금 문제가 해결될 여지가 보였지만 북한의 갑작스러운 변심으로 피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과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놓고 벌인 갈등 탓에 최근 한 달 간 바이어들의 주문이 줄어든데다 생산 차질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어들이 다음 주문을 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한 달째 야근은 고사하고 정상 퇴근시간(6시)보다 2~3시간 일찍 퇴근시키고 있어 당장 수억원대 피해가 예상된다"며 "당국간 공동위 개최에 기대를 걸었는데 무산돼 상당히 당황스럽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도 "바이어들이 위축돼 있어 다음 주문을 받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기업들은 최근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을 기존 수준인 70.35달러로 유지하다가 남북한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 결과를 소급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공동위 개최를 제의했지만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꿔 개최를 거부하고 나섰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에게는 힘이 빠지는 소식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국총국장을 만나 기존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다 당국간 협상을 통해 결정된 결과를 소급해서 추가로 임금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는데 갑자기 우리 정부와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나서니 당황스럽고 답답할 따름"이라며 "북한도 북한이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너무 전략 없이 안이하게 끌려 다니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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