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 국내 7대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이 최악의 경우 현재의 6배인 54조여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실제 건설ㆍ부동산ㆍ조선을 비롯해 반도체ㆍ철강 등 전업종의 건전성이 1년전에 비해 크게 악화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부실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신정평가가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은행 등 국내 7개 은행을 대상으로 추가 자본확충이 없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여신성장성 5%, 추가부실 발생비율 5%)를 적용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7개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말 9조1,000억원에서 올해말 54조8,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7개 은행의 부실대출(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에서 6.6%로 상승했다. 또 7대 시중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BIS)비율은 지난해말 평균 12.6%에서 7.8%수준으로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시중은행의 부실 자산이 급증하면서 금융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중소기업 여신의 고정이하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2.1%로 1년 전보다 1.03%포인트나 급등해 3조4,000억원 늘었다. 7개 은행의 총 여신의 고정이하비율은 1.2%로 1년 전인 2007년말보다 0.43%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자산규모로만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 중소기업여신 고정이하비율은 국민은행이 같은 기간 1.5%포인트 증가한 2.5%를 기록했고 ▦신한은행 1.4%(0.5%포인트) ▦우리은행 2.15(1.2%포인트) ▦하나은행2.2%(1.0%포인트) ▦SC제일은행3.6%(0.4%포인트) 등이었다. 업종별로도 2007년에 비해 전 업종의 건전성 악화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건설과 부동산서비스, 조선, 반도체, 철강 업종의 건전성 악화정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종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3.2%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 역시 1.6%로 같은 기간 두 배나 늘었다. 조선업종의 경우 2007년말에는 고정이하여신이 없었으나 1년 새 1.4%로 증가했다. 반도체 역시 2007년말 2.7%에서 2008년말 4.2%로 1.5%포인트 늘어났다. 이강욱 한신정평가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질 부실여신 규모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 추세를 보였다"며 "정부의 자본확충펀드를 적극 활용하는 등 건전성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자본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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