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발각돼 리콜 명령을 받은 지난 18일 이후 자동차용 부품업체 삼기오토모티브(122350)의 주가는 10.91% 하락했다. 삼기오토모티브는 차량용 엔진의 파워트레인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부터 폭스바겐과 아우디에 더블클러치변속기(DCT)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 제품 공급 초기라 전체 매출에서 폭스바겐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남짓에 불과하지만 2017년부터 제품 공급이 본격화되면 2018년에는 폭스바겐 비중이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정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폭스바겐에 대한 공급물량이 미미한데다 이제 막 설비투자를 시작한 단계라 당장 삼기오토모티브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폭스바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훼손되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폭스바겐에 차량용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동국실업(001620)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동국실업은 2013년 폭스바겐의 1차 공급업체인 독일 ICT사를 인수해 현지 생산 라인을 확보한 바 있다.
반면 전기차 부품업체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친환경·고연비 차량의 대안으로 떠오른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전기차용 PTC 히터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우리산업(215360)은 18일 이후 주가가 23% 넘게 올랐으며 국내 유일의 친환경 차량용 커패시터(전기저장장치) 생산업체인 뉴인텍(012340)은 같은 기간 주가가 37% 뛰어올랐다. 이 밖에 상아프론테크(089980)(31.44%)와 삼화콘덴서(001820)(14.17%) 등 전기차 관련 부품업체들의 주가도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상신이디피(091580) 주가는 18일 이후 무려 65% 넘게 급등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