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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대박났네

롯데 백화점 총결산 패밀리 세일<br>브랜드 제품 최고 90% 할인에 알뜰족 수천명 몰려 인산인해<br>행사시작 2시간만에 2억 매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백화점 주최로 열린 2013년 총결산 패션잡화 브랜드 패밀리 세일 행사장에 불황기 알뜰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백화점 주최로 열린 '2013년 총결산 패션잡화 브랜드 패밀리 세일'에는 수천명의 고객이 몰려들면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당초 롯데호텔 3층에서 오전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던 이날 행사는 9시 이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10시 무렵에는 호텔 에스컬레이터까지 장사진을 이루자 호텔 이용객들의 항의로 오픈 시간을 20분 앞당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당일 한정 제공 사은품으로 준비된 500개의 화장품 샘플과 각각 100개 수량의 우산·장갑 등은 10시10분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동났다. 오후1시에는 상품 구매 결제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롯데카드 결제 및 포인트 적립이 일시적으로 마비될 정도였다.

이날 '패밀리 세일'은 루이까또즈·메트로시티·닥스·탠디·소다·엘리자베스아덴·프리메라·파슬·워치리움 등 화장품·가방·시계 등 80여개 잡화 브랜드가 50억원어치 물량을 최고 90% 할인 판매하는 행사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이 아닌 장소에서 대규모 알뜰 쇼핑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기획했다. "불황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선물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대박 중의 대박이었다. 행사장 문을 열기 2시간 전부터 알뜰족들이 줄을 서고 행사 시작 30분 만에 유입고객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나 볼만한 진풍경이 연출됐다. 고객층도 20대부터 50~60대 장년층까지 남녀노소가 두루 찾아왔고 행사 2시간도 안 된 정오에 이미 목표 매출액인 4억원의 50%를 달성했다.



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상가 77만원 짜리 여행용 가방을 9만9,000원에 내놓는 등 맛보기용 샘플 상품의 경우 오픈 1시간 만에 다 팔리는 등 기대 이상"이라며 "목표 매출액의 2.5~3배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장기 불황이 자리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싼 제품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팔아치우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유통업계도 마냥 즐거운 비명만 지를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인 행사장마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현상은 그만큼 '장사'가 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더욱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제값을 주고 상품을 사는 것을 비정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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