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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업계 "7일 부터 납품중단"

한계상황 따른 실력행사, 전산업으로 확산 가능성<br>주물업계 "사업등록증 반납등 계획대로 추진"


“지난 2월29일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는 공문을 15개 대기업과 40여개 벤더업체들에 보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원자재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납품단가 현실화 없이는 더 이상 회사경영이 불가능한 만큼 이번 납품중단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은 결연한 태도로 납품중단은 물론 가동중단과 사업자등록증 반납까지 당초 약속한 사항을 일정대로 실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물업체들이 7일부터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은 원자재가 폭등에도 납품단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아 제조원가가 납품단가보다 더 비싸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대표적인 주물용 원자재인 고철 가격은 올 들어 이미 kg당 170원 오른 데 이어 이달부터 50원이 추가 인상됐다. 주물용 선철 가격도 현재 ㎏당 383원으로 지난해 대비 50원(15%) 상승했으며 각종 합금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물만이 아니다. 공구업계의 경우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 가격이 6개월 전 ㎏당 67달러에서 현재 140달러선으로 올랐다. 하이스ㆍ에스케이디 등 특수강 고급품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예 공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이 원자재가 폭등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급을 끊었기 때문이다. 콩을 비롯한 식품 원자재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김기순 중앙식품 대표는 “지난해 ㎏당 650원 하던 콩 가격이 현재 1,050원까지 올랐다”며 “두부 값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경영사정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조달하는 거의 대부분의 원자재는 폭등한 반면 부품을 납품 받는 대기업들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일부는 납품 가격을 낮추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물조합의 실력행사는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참아오던 중소기업이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물업체들만 한계에 달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중소업체 사장은 “이번 주물조합의 실력행사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가 한 귀퉁이가 터져 나온 것”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자동차부품ㆍ공구ㆍ기계 등 다른 업종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실력행사가 다른 업종까지 확산될 경우 국내 전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고를 많이 확보하지 않은 채 생산하고 있어 이번 주물조합의 3일 납품중단만으로도 생산라인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은 7일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의 원자재가 폭등에 따른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대기업에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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