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의 선구자인 고(故) 운곡 정인영(사진)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이 '한라그룹 50년사'를 통해 새롭게 조명됐다.
한라그룹이 29일 발간한 사사(社史) '한라그룹 50년사'에는 정 명예회장의 기업관, 리더십,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 및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기업이념 등이 담겨 있다. 아울러 한라그룹의 성장 역사 및 50년 역사 속의 주요 터닝 포인트와 그에 얽힌 스토리가 수록됐다.
정 명예회장은 '중공업 발전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한평생 중후장대 사업을 선도적으로 성장시켜온 인물. 지난 1962년 현대양행을 설립한 정 명예회장은 1969년 안양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면서 중공업 신화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현대양행은 군포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굴삭기∙불도저∙덤프트럭∙크레인 등 건설 중장비와 각종 산업설비, 공작기계 등을 만들어 국내외에 공급함으로써 중공업의 기틀을 세웠다.
정 명예회장은 우리 플랜트 산업의 기반도 닦았다. 현대양행은 197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잔 시멘트 플랜트 공사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했고 파라잔 담수화 시설, SAFCO 황산공장 건설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플랜트 메이커들은 중동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굴의 도전적 기업가였던 정 명예회장은 정도경영을 중시했다. 그는 한라대를 설립하는 등 인재육성에 큰 관심을 기울였고 환경 플랜트 건설로 환경보전에도 앞장섰다. 한라그룹은 50년사를 통해 "기업가는 기본과 원칙을 지켜서 바른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 정 명예회장의 흔들림 없는 원칙이었다"고 밝혔다.
한라그룹은 사사 발간을 위해 3년 전 사사 편찬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사료 수집 및 100회 이상의 인터뷰 등을 진행해왔다. 한라그룹은 정부부처, 경제단체, 언론사, 국립∙대학 도서관 등에 사사를 배포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라그룹의 50년 역사는 '중공업 입국'의 꿈을 안고 한국경제 발전의 토대를 개척한 선구자의 큰 걸음이었다"며 "어떤 시련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 한국경제가 나아갈 바를 제시하며 그 길을 먼저 걸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라그룹은 창업과 고난, 개척의 지난 반세기를 초석으로 번영과 공존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출발선 위에 서 있다"며 "꿈과 열정을 동력으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전해 사랑 받는 영속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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