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06년 야심차게 첫 취항한 제주항공은 매년 지속되는 적자로 애경그룹 내 골칫덩이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 흑자전환 이후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데요. 애경그룹은 내년 상반기 순항중인 제주항공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켜 본격적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기로 했습니다.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애경그룹 계열의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전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난달 20일 제주항공의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상장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지난 9월말 기준 AK홀딩스와 애경유지공업이 각각 69.61%, 16.62% 지분을 보유하는 등 애경그룹이 86.23%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애경그룹은 2005~2010년 8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제주항공에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상장은 신주를 20% 발행하고 최대주주 등이 가진 구주의 일부를 매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상장시기로는 내년 4월이나 5월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내 저가항공사 중 상장 작업에 나선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입니다.
설립 초기 제주항공은 연이은 적자에 2008년 8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산업은행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관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 반등에 성공해 2011년 168억원, 2012년 53억원, 2013년 19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4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100억원과 2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8년에는 연 매출 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시장 점유율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제주항공은 3분기 말 기준으로 7개 국적 항공사 중 국내선과 국제선 시장 점유율을 각각 15%, 6%를 기록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국내 항공업계 빅3로 올라섰습니다.
애경그룹은 내년 증시 상장을 계기로 제주항공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애경은 제주항공 상장으로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상장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투자나 인수·합병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편,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상장을 계기로 내년에 저비용 항공사들의 증시 입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장 2호로는 에어부산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진에어도 상장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