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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이야기] 선물트레이너
입력1999-01-06 00:00:00
수정
1999.01.06 00:00:00
체계적인 매매기법과 과감한 결단을 동원해야하는 선물매매(FUTURES TRADING)는 증권영업중 가장 어렵고 전문적인 영역이다.증권사는 한명의 선물트레이더를 양성하기 위해 재능있는 직원에게 수천만원의 연수비용을 들여가며 전문적인 교육을 시킨다.
독학으로 선물 투자에 도(道)가 튼 투자자들도 있다.
IMF체제하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한 대신증권의 장기철(張氣哲) 목포지점 차장이 대표적인 예다.
어떤 식으로 선물트레이더가 됐던 이들은 모두 남다른 시황관과 동물적인 감각을 한몸에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훌륭한 트레이더는 과연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전문적인 교육만으로 양성될 수 있는 것인가.
이 질문은 선물업계의 해묵은 논쟁거리다.
최근에는 후천적인 교육과 체계적인 리스크관리로 충분하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84년 뉴욕월街에는 상반된 시각을 가진 거물급 선물 투자자가 팽팽히 맞섰다. 리처드 데니스(RICHARD DENNIS)와 빌 엑커트(BILL ECKORT)가 그들. 데니스는 체계적인 기법을 사용하면 누구나 높은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교육론」을 주장, 「자질론」을 강조한 빌엑커트에 대항했다.
앙숙인 이들은 어느날 따로따로 휴가를 보내다가 공교롭게 동남아 어느국가의 거북이 농장에서 마주쳤다. 이들은 뜨거운 설전을 벌이다가 급기야 내기를 하게된다.
데니스가 전세계에서 선물매매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자금을 운용해 높은 수익을 올릴 경우 엑커트가 패배를 자인키로 했다.
결과는 데니스의 완승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지원한 사람 3,000명중 무작위로 15명을 선발한 그는 체계적인 교육을 시킨 다음 자기만의 리스크매니지먼트 기법을 확실히 전수했다.
교사, 운동선수 등 금융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들 15명의 「거북이(TURTLE)」들은 3,000만달러를 조금 넘는 원금으로 3년만에 5억달러의 수익을 올려 월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후 선물 트레이딩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졌다. 투자자의 재능보다도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체계적인 매매기법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흥미있는 실험이 시작됐다. 한 증권사에서 리스크매니지먼트 방식을 선물 트레이딩에 도입하고 트레이더선발에 경험자를 배제한 것이다. 현재까지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증권사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입증될 경우, 사람보다도 체계적인 매매기법이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이 더욱 확산될 듯 싶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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