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의 실적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4ㆍ4분기부터는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성장성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김홍균 한화증권 연구원은 22일 "환율하락과 후판 재고,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3ㆍ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은 4ㆍ4분기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업종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선박인도 연기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앞으로의 성장성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제한적인 상황이라 조선소들의 수주량 증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화증권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6개 조선사의 3ㆍ4분기 합산 기준 실적은 당초 시장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부진에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2,246억원, 1조1,07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3.8%, 2.2%나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올 들어 선박인도 연기가 잇따랐고 이에 따라 조선소들이 스케줄을 조정한 것이 3ㆍ4분기부터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여름휴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조업일수도 줄어들었다. 여기에다 후판 사용량이 줄어들어 재고 조정도 천천히 진행됐다. 다만 4ㆍ4분기부터는 가격이 떨어진 후판이 투입되는데다 지난 2007년 수주한 고가 선박의 매출이 일어나면서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4ㆍ4분기 총 매출액은 14조9,63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9%, 영업이익은 1조4,718억원으로 2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신규선박 발주가 미흡한 상황에서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과 중국 조선사들 간 저가 가격경쟁도 나타나면서 가격질서가 흐려지고 있다"며 "한국 대형조선사들도 선박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최근 급락한 조선가격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홍균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본격적인 발주 움직임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바닥은 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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