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자산관리 전산 개발 추진
하나, 전문가 양성·재교육 나서
우리, 개인·기업여신 통합 실험
시중은행들이 최근 부쩍 프라이빗뱅킹(PB)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를 늘리고 전산 등 관련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 나서는 등 분주하다.
저금리로 수익률에 목마른 자산가의 상담 수요, 고령화로 인한 은퇴 설계 수요 등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PB 사업 비중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산관리 인력 증원은 스마트 금융 확산에 따른 점포 인력 재배치와 맞물린 문제라는 점에서 은행마다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자산관리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에서 전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고객의 투자전략·상품전략 등과 연계한 유기적 자산관리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며 "특히 수익률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전산 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산 개발은 단순히 투자자에게 상품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수익률 관리를 통한 자산 리밸런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선진형 PB 사업모델인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의 추가 설치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PWM은 총 25군데인데 거점 확대를 위해 2곳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PB 수는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10명가량 늘어 현재 140여명 정도다.
하나은행은 매년 210명 선에서 묶여 있던 PB의 수를 최근 250명으로 늘렸다. PB가 되기 위한 관문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점에서 40명 수준의 증가 폭은 이례적이라는 게 은행의 설명이다. 자산관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PB 수를 늘린 것으로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PB센터 수는 이전대로 가져가되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PB라는 타이틀을 붙이게 되는 순간 컴플라이언스가 엄청나게 강화되는 만큼 은행 차원에서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PB 교육도 강화되고 있다. PB 재교육 커리큘럼에서 자산가와 어울리기 위한 문화강좌 비중이 줄고 금융 상품 학습이 증가하는 추세. 저금리로 자산관리 수요는 늘었지만 금융위기 이후 손실을 입은 자산가도 많아져 PB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하나은행 고위 임원은 "시장의 변동성을 잘 관리해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게 PB의 역할"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구성하려면 복잡한 상품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한 만큼 PB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 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우리은행의 PB 관련 인력도 크게 늘었다. 주로 PB 전 단계인 파이낸설어드바이저(FP)가 증가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PB관련 인력은 PB 55명, FP 540명 등 총 595명인데 지난 연말 대비 100여명이 증가했다. 우리은행 PB센터가 강남투체어스 센터 1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포 내 PB인력 보강을 위해 FP 양성에 힘을 쏟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부터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개인여신과 기업여신 업무를 통합하는 실험에 들어갔다. 오프라인 영업 급감에 따른 조치로 중장기적으로 인력을 아웃바운드 영업 중심으로 꾸려나가려는 전략이 담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PB 관련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은행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은행 PB 부문 임원은 "아웃바운딩 영업에 제한이 많아 펀드·방카슈랑스 등을 판매할 수 없다"며 "이런 것이 가능해져야 PB의 활동 영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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