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양식품, SPC그룹, 한국야쿠르트 등 우유 시장 후발주자들이 유기농 및 기능성을 내세운 고가 우유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국유가공협회에 따르면 저출산 여파로 흰우유 소비량은 2009년 139만톤에서 2011년 134만톤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소비가 줄어들자 프리미엄을 표방한 고가 제품으로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불황으로 인해 고가 제품 소비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삼양식품은 27일 '에코그린 캠퍼스 대관령 유기농우유'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우유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970㎖와 210㎖ 제품이 각각 8,500원, 2,000원으로 기존 제품인 '대관령목장'보다 2~3배나 비싼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이 제품이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자연 방목하고 유기농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에서 직접 집유해 생산된 우유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SPC그룹이 서울대와 협력해 올 7월 선보인 '밀크플러스'는 200㎖와 750㎖ 제품 가격이 각 1400원, 4,000원이다.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는 성분인 천연 CLA(공액리놀레산) 함량이 일반 우유에 비해 2배 가량 높고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채택해 고급스럽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올 6월 930㎖ 제품 가격이 8,500원에 달하는 '내추럴플랜'을 출시했다. 옥수수 등 곡물 사료와 동물성 사료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목초 사료 비율을 높여 키운 750마리 젖소에서 하루에 2만 4,000개(930㎖ 기준) 분량만 한정 생산한다. 지방 분해 역할을 하는 오메가3 성분 함량이 일반 우유에 비해 약 2.6배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고가 우유 출시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목초를 먹여 키운 젖소에서 짜내거나 기능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 정도 높은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우유시장 후발주자들이 주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전략"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의 프리미엄 우유제품인 '철원청정목장이야기' 1,000㎖ 제품 가격은 3,290원이다.
2008년 '상하목장' 브랜드로 유기농 우유 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 측은 방목을 통한 생산의 한계를 지적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방목에 따라 젖소의 운동량이 늘어날수록 우유 생산량은 줄어들고 날씨에 따라서도 생산량의 변동이 생기는 만큼 생산량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목에 필요한 넓은 토지와 관리 인력 때문에 관리비용이 늘어나다 보니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데 요즘 같은 불황에 소비자들이 비싼 우유를 선택할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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