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골프] 골프회원권의 본질

이번 주부터는 수요일자 테마 골프에 ‘소동기 변호사의 법률 골프’가 게 재된다. 소동기 변호사는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골프 컬럼을 선보여 온 법조계의 유명한 싱글 골퍼. 이 코너를 통해서는 골퍼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법률 상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골프와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됐다. 변호사라는 직업 탓에 골프를 보는 시각도 일반 골퍼들과는 달랐던 것 같다. 골프 그 자체를 즐겼을 뿐 아니라 골프를 법률적 관점에서 접근했던 것이다. 즉, 법적사고를 키운다는 명 목에서 인간만사를 법을 통해 조망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더니 골프를 하고 나서부터도 부지불식간에 법을 통해 골프의 세계를 관찰하는 버릇도 생긴것이다. 그래서 골프회원권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유달리 남보다 관심을 가 지게 되었다. 한편 골프회원권의 법률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면 무엇보다도법과 현실의 괴리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테마골프를 통해 가장 서론적이고 총론적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우선 법률가이자 골퍼로서 내가 지난 십 여년 이상 동안 지켜 본 결과에 의하면 골프회원권이란 법률적으로 예탁금반환청구채권에 불과하다. 더 쉽 게 말하면 골프회원권,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예탁금제 골프회원권 은 골프회원권자가 골프장사업자에게 신용으로 예탁금 상당의 돈을 대여해 주었다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등 관계법이 정하는 반환청구가능한 시기에 이르러 골프장사업자에게 예탁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권 리를 본질로 하는 채권적 권리인 것이다.

용인에 소재 한 K골프장의 회칙에는 개인회원권의 내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었다. 첫째 회원이 되려면 회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자가회사에게 입회신청을 하고 그 회사의 이사회의 입회승인을 얻어 소정의 예 치금을 납부하여야 한다. 둘째, 회원은 골프장시설을 우선적으로 이용함과 아울러 회사의 이사회에서 정한 회비와 요금을 납부하여야 하되 퇴회를 희 망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이미 예치한 입회금을 거치 기간 경과 후 반환 받을 수 있다. 셋째 회원은 회사의 이사회의 승인을 얻 어 회원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골프장의 회원권에 관하여 다툼이 벌어진 사건에서 우리나라 대 법원은 “…위 골프장회원권은, 회원의 위 회사에 대한 회원가입계약상의지위 내지 회원 가입계약에 의한 채권적 법률관계를 총체적으로 가리키는것” 이라고 판시하였었다. 이같은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골프회원권이 소 유권과 같은 물권적권리가 아니고, 대여금반환청구권과 같은 채권적 권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 내가 만난 많은 골프 회원권자들은 골프회원권이 채권적 권리가 아니라 물권적인 권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골프회원권에 관한 그릇된 인식은 골프회원권에 관한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