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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멜다와 에비타가 즐겼던 요리
입력1999-01-21 00:00:00
수정
1999.01.21 00:00:00
「필리핀 빈민들은 숭배할 수 있는 스타를 원하며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나는 아름다워야할 의무가 있다」는 억지주장을 펴기도 했던 이멜다는 빈민가 출신으로 미스 마닐라에 당선된 뒤 상원의원이었던 마르코스와 결혼함으로써 신데렐라의 꿈을 이뤘고, 그뒤 그칠줄모르는 물욕이 본색을 드러냈다.하지만 그가 좋아했던 음식은 의외로 호사스럽지가 않았다. 평소에는 커리라이스를 즐겼지만 혼자 있을 때는 프라이드치킨과 아이스크림을 정말 맛있게 멋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마르코스와 데이트할 때는 해바라기씨를 먹었다고 하니 참으로 뜻밖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멜다는 프라이드치킨과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고 싶어했으나 해바라기씨로 배를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이멜다는 먼저 살다간 아르헨티나의 에비타를 동경했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했던 여인 에비타 역시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초등학교만을 졸업하고 14세에 가출하여 20대에 퍼스트레이디가 된 전설적 여인이다. 40년대에 권력의 울타리를 넘나들던 페론대령을 대통령의 권좌에 올려놓기까지 에비타의 신화와도 같은 역할이 있었으니 그로인해 20세기의 여인중 가장 아름다운 악녀요, 압제자이며, 그런가하면 성녀로 추앙받는 인물이 되기도했다.
「아르헨티나여, 날 위해 울지 말아요」라는 애틋한 말을 남긴 에비타. 빈곤층의 지지를 받았던 그녀는 지금도 아르헨티나인들에게는 살아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그녀의 옷자락을 만져보고 구두에 입맞춤이라도 하려고 줄을 서곤 했다.
에비타 역시 이멜다 이상으로 화려했으나 샴페인 한잔을 제외하고는 술과 담배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산비센테에서 남편과 함께 주말마다 고기파이인 엠파나다스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결국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두사람은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 먹고싶었던 요리를 원없이 먹으며 말년에는 부정부패를 서슴지않아 지금까지도 동경과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하겠다.【한국여행문화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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