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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인주택에서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설치했던 태양열시스템 활용영역이 1년 내내 대량의 온수를 쓰는 맥주ㆍ도금공장의 병ㆍ도금액 세척라인, 지역난방공사 등 대형 사업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지역 중소기업 에이팩이 집열판을 진공 유리관 속에 넣어 겨울에도 집열효율이 좋고, 히트 파이프(Heat Pipe) 기술을 적용해 열 수송능력을 높인 '진공관형 태양열 집열기'를 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국산화, 시범사업을 통해 경제성ㆍ신뢰성을 쌓아온 덕분이다. 태양열시스템을 산업용ㆍ지역난방용으로 활용하려면 에이팩 제품처럼 50% 가량의 에너지 효율(빛에너지→열에너지 전환효율)을 유지한 채 온수의 온도를 60~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고효율 집열기가 필수적이다. 반면 태양열 주택에 써온 평판형 태양열 집열기는 온수를 80~90℃로 데우려면 에너지효율이 20~30% 수준으로 떨어지고, 겨울철 열 손실이 커 산업용ㆍ지역난방용으로 쓰려면 설치면적ㆍ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다. ◇하루 40~60톤 도금세척수 데워= 충북 청주에 있는 반도체 표면처리업체 우리정도는 도금공정에 사용하는 하루 40~60톤의 세척수를 데우는 데 태양열을 이용한다. 공장 옥상에 500㎡ 규모로 설치된 에이팩의 진공관형 태양열 집열기를 이용해 50~65℃로 데운 세척수가 연중무휴로 매일 24시간 가동되는 도금라인에 공급된다. 야간작업 때는 낮에 데운 물을 47톤 용량의 축열조에 저장했다가 쓴다. 김신형 시설관리팀장은 "태양열시스템을 처음 사용해본 지난해 도시가스(LNG) 사용요금 3,300만원을 절감했다. 노하우가 쌓인 올해에는 5% 추가 절감이 목표"라고 말했다. 초기 설치비 6억원 가운데 80%를 정부에서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보조해줬기 때문에 자체 투자비용 1억2,000만원을 가동 4년차인 2009년까지 모두 회수할 전망이다. ◇지역난방에도 시범적용=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기 성남시 분당지사 지붕에는 태양열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판형 집열기와 에이팩의 진공관형 집열기가 빼곡하게 설치돼 가동을 앞두고 있다. 곽종렬 분당지사 기계과장은 "태양열시스템이 가동되면 지역난방에 사용된 후 회수된 60℃ 안팎의 물은 평판형 집열기로 70℃, 이어 진공관형 집열기로 90℃까지 데워져 지역난방용으로 재활용된다"며 "이를 통해 남동복합화력발전처에 100% 의존하던 지역난방 열량 가운데 1.7%(연간 5억 ㎉) 가량을 자체생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팩 윤장수 부장은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올해부터 보급사업으로 지원하는 태양열 냉ㆍ난방시스템 공사 2건을 수주했다"며 "앞으로 경제성이 있으면서도 열원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수증기를 이용하는 식품가공, 섬유제조, 제지ㆍ펄프 건조공정 등에도 태양열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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