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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경쟁력을 높여라] <4>변경에서 얻는 '3차원 팁'

고정관념 깨뜨려 소비자'감동'시키자<br>모네등 日 '우키요예' 영향 독특한 화풍 선봬<br>가구 디자이너에게 차·가전 디자인맡겨 대박<br>이젠 기존영역 뛰어넘은 '변종'이 신시장열어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 GM과 포드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해하기 힘든 묘한 경영결정을 내렸다. 완성차업체로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부품 사업부를 별도 업체로 독립시킨 것.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모듈(꾸러미부품) 전문업체 델파이(GM계열사)와 비스테온(포드계열사)이다. 당시 일본ㆍ한국의 후발업체들이 저가경쟁력으로 맹추격해오자 비용절감의 한 방편으로 짜낸 회심의 ‘묘수’였다. 여러 개의 부품을 하나의 꾸러미로 만든 ‘모듈’은 자동차의 생산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비록 GM과 포드가 비대하게 운영해온 딜러시스템 관리비용과 과도한 임직원들 복리후생 부담으로 최근 휘청거리고 있지만 여전히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이면에는 부품 모듈화를 통한 생산효율성 강화가 상당히 작용했다. ◇자동차 모듈화는 세계적 추세= 델파이와 비스테온은 부품 모듈화 작업에 성공, 현재 이 부문에서 세계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독립, 세계시장을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완성차메이커가 필요로 하는 부품 모듈화 개념과 자동차 설계단계에서 제작공정의 모든 정보를 공유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물량중심의 규모의 경제라는 점에 착안해 공격적으로 모듈부품사업의 대형화 작업을 진행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미국 자동차메이커의 ‘모듈화’ 성공은 유럽ㆍ일본의 자동차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대사건이었다. 소요시간 단축과 품질안정성, 부품 교체의 단순성 등등 세계 자동차시장에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도요타도 미국 내 공장에 모듈 생산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닛산도 신차종부터 적극적으로 모듈화 개념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역사가 깊은 유럽은 부품업체가 모듈화 기술을 개발해 완성차 업체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모듈화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 굴지의 모듈업체인 ACI사의 경우도 원래 르노자동차의 설계ㆍ개발 업무를 수행하던 인력을 외부로 별도 분리하여 모듈업체를 형성한 경우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체가 대형화되고 있는 글로벌환경에서 모듈화 없이 경쟁력확보는 기대할 수 없다”며 “얼마나 모듈의 집적도를 높여 모듈부품의 개수를 줄이느냐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판도가 새롭게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톱6’의 동맹군= 전세계 자동차업체들의 모듈화에 이처럼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모듈화가 완성차업체의 경쟁력의 관건일 뿐 아니라 모듈의 설계ㆍ개발ㆍ시험ㆍ조립 등의 모든 공정을 모듈업체가 총괄하고 품질을 보증함으로써 완성차 업체의 품질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듈화가 발전하면 동일한 조립라인에서 모듈 단위의 대체만으로 다양한 파생모델 생산이 가능해 완성차의 보다 유동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 모듈업체의 대표선수는 현대모비스. 현대ㆍ기아차가 추진하는 ‘글로벌 톱6’ 전략의 동맹군인 모비스는 모듈의 3대 핵심이라고 불리는 섀시모듈, 운전석모듈, 프런트 앤드 모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또한 국내의 경우 생산규모는 섀시모듈의 경우 5개 공장에서 연간 총 250대 규모, 운전석 모듈은 6개 공장에서 총185만대 규모, 그리고 프런트 앤드모듈은 2개 공장에서 연산 총 60만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현대 및 기아자동차에 들어가는 첨단 모듈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6조4,360억원) 중 60%에 달하는 3조8,695억원의 매출을 모듈분야에서 거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자체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모듈업체로 발전함으로써 현대 및 기아자동차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수출기업으로 발돋움=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역사상 단일품목으로는 최대규모인 연간 1,800억원의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OEM부품 분야에서도 다임러에 2008년까지 350억원 규모의 스티어링 칼럼을 공급하기로 했다. 모비스는 이제 국내 자동차산업의 후견자의 위치와 아울러 자동차부품 수출업체로 힘찬 날개짓을 시작했다. 모비스는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일본을 시작으로 국내 우수 중소부품업체들을 대동하고 미국ㆍ유럽ㆍ중국 등을 돌며 부품전시회와 수주상담회를 가졌다. 한국산 부품의 가격 및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국내부품의 해외 OEM 납품 확대 등을 통해 취약한 국내 부품수출산업의 활성화에 힘써 왔다면 이제 그 결실을 하나씩 맺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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