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이 3,1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수입도 이달 중순까지 3,000억달러에 육박, 수출과 수입을 합친 전체 교역규모가 6,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같은 무역 증가속도에 비해 내수침체로 인해 경제성장, 국민소득 증가 등은 크게 떨어져 무역의존형 경제구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역규모가 5,000억달러를 넘는 국가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 이하인 나라는 중국과 한국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성장 역시 게걸음을 지속하면서 전체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05년 기준으로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위인데 올해에는 7~8위로 1~2단계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역 6,000억달러 돌파=27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은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3,14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수입도 이 기간에 2,998억달러를 기록, 연말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할 때 3,000억달러 돌파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12월20일 현재 6,139억달러로 사상 첫 6,0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한국은 2005년 무역규모가 5,450억달러로 5,0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었다. 이는 2005년 기준 전세계 교역량(20조달러)의 3%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선진 통상대국 반열에 진입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한국ㆍ중국만 2만달러 밑돌아=무역규모는 외형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하지만 이 같은 양적 팽창이 국민소득 등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무역규모가 우리와 비슷한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을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무역규모 5,000억달러 이상 클럽 가입 국가인 미국ㆍ독일ㆍ중국ㆍ일본ㆍ프랑스ㆍ영국ㆍ이탈리아ㆍ네덜란드(2004년 기준) 등은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다. 이들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은 중국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2만5,000달러 이상이다.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4년 1만4,000달러, 2005년 1만6,000달러에 이어 올해 1만8,000달러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교역량 5,000억달러 클럽 국가의 소득을 보면 미국 4만1,000달러(2005년 기준), 일본 3만6,000달러 등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5년 기준으로 전세계 29위. 5,000억달러 이상 클럽 가입 국가가 11개국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초라한 현 위치를 알 수 있다. ◇무역의존형 경제구조 심화=수출과 수입은 상당히 빨리 증가하는 데 비해 우리 경제는 성장정체를 면치 못하면서 무역의존도(국내총생산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도별 무역의존도는 2002년 57.5%에서 2003년 61.3%, 2004년 70.3%로 높아졌으며 2005년에는 69.3%를 기록했다. 무역규모 6,000억달러를 넘어선 올해 역시 무역의존도는 70%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일본(24%), 미국(21%)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05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무역의존도에서 한국은 9위를 기록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원유값 상승 등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 경제의 진폭이 더욱 커지게 된다. 만약 중국 등으로부터 값싼 농수산물 수입이 없다면 물가안정도 이루기 어려운 취약한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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