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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만의 남성학] 흡연과 발기부전
입력1999-01-19 00:00:00
수정
1999.01.19 00:00:00
담배의 폐해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져 있고 해독에 대한 위협성 경고에도 우리는 꽤 익숙해져 있다. 담배는 백해무익한 건강의 적이라는 것이 의학적 견해다. 금연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필사적일 만큼 병폐를 외치고 협박(?)한다.간접흡연의 위험성도 밝혀져 있고 혐연권을 주장하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담배를 예찬하며 지지하는 적극적인 애연가는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그 폐해를 인정하면서도 습성화된 신체적 욕구를 극복하지 못한 채 중독의 사슬을 끊지 못한 사람도 비일비재하다.
미국에서는 담배를 마약류로 선포하고, 금연을 위한 대국민 계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연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제작된 비디오 홍보물에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참혹한 흡연재해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제작한 금연비디오에는 호화파티 석상에서 담배를 입에 문 신사가 등장한다. 아름다운 여성이 접근해오자 신사의 입에 물린 담배가 별안간 삶은 오징어처럼 흐물거린다. 무력화된 페니스를 연상케 하는 일종의 패러디다. 그 모습을 목격한 여성이 냉소를 남기곤 신사를 외면한다. 잔뜩 기대하고 있던 신사가 당황해하는 꼴이 흥미롭다. 흡연이 남성기능을 파손한다는 강력한 금연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흡연과 남자의 성 기능. 과연 어떤 관계가 있을까.
담배가 발기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은 이미 동물실험에서 증명된 바 있다. 담배 두개피를 피우게 한 쥐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쥐에 비해 해면체 내압이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사실은 실험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흡연이라는 한가지 사실만으로 남성 성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성 성기능 장애는 대부분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어느 한가지 요인만으로 남성기능을 따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성이 나이가 들어가면 성기능을 훼손시키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하나 둘 누적되어 남성 성기능을 무너뜨린다.
흡연자의 말초혈관은 혈액속에 흡수된 니코틴 때문에 비흡연자 보다 혈관벽이 두껍고 딱딱해지며, 혈관이 막히면 발기력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성적으로 정상인 남성의 흡연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발기부전 위험인자를 내포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면 급속한 발기력 저하를 나타낸다. 당뇨병·동맥경화증·고혈압·고지혈증 등과 같이 발기력을 훼손시키는 성인병 질환자의 경우 흡연자가 비흡연자 보다 발기부전증의 찬스가 훨씬 높아진다. 또 흡연은 정자의 생산과 정자기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져 임신이 어려울 때 금연하면 정자의 운동성이 개선되어 임신을 이루는 사례도 있다.
담배의 해악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널리 인식되고 있는 요즈음 다른 한편에서는 담배판촉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모순. 흡연의 폐해를 노출시키며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도 담배판촉을 방치하고 있는 자가당착이 아이러니컬할 뿐이다.
『흡연은 발기부전증을 유발하여 남자구실을 정지시킬 수도 있습니다』라는 경구를 담배갑에 표기한다면 금연의 파급효과를 한층 더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판매하되 흡연의 폐해에 대한 책임을 흡연자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얄팍한 술책이지만 말이다. 국민건강 차원에서 마약을 단속하는 것처럼 엄격한 통제와 처벌이 따라야만 이 땅에 발기부전 남성이 줄어들지 모른다.(02)540-3921<준남성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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