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자체 개발한 롱쇼트지수를 유럽시장에 상장한다. 자문사나 운용사의 롱쇼트(Long-Short) 운용성과를 지수로 만들어 국내 시장에 롱쇼트 파생결합사채(ELB)를 내놓아 2조4,000억원을 팔아치운 저력이 밑바탕 됐다.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금융회사가 만든 지수가 해외에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연내 룩셈부르크 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7월께 유럽계 지수사업자인 소시에테제네랄에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상장이 성사되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하는 것과 같이 유럽투자자들이 신한의 ARS(Absolute Return Swap) 지수를 사고팔 수 있게 된다.
신한 ARS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증권사가 같은 금액을 담보 차입해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문사나 운용사에 맡겨 연 7~8%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는 구조로 2012년 9월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쿼드자산운용의 롱쇼트 성과는 신한의 영문 이니셜 'S'와 쿼드의 'Q'를 조합해 SQARI(Absolute Return Index)로 확인이 가능하다. 신한금투가 유럽시장에 상장시킬 지수는 이미 해외시장에서도 성과가 입증된 쿼드 등의 지수에 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운용은 지난해 홍콩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롱쇼트 ARS와 헤지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다.
ARS는 신한금투뿐 아니라 NH투자증권을 포함해 삼성·현대·대우·대신·하나대투·미래에셋·한국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발행사로 나서면서 시장 규모가 4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신한금투는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 여러 증권사에서 판매되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판로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했다. 지난해부터 일본 미즈호증권, 중국 신은만국증권 등과 협력관계를 맺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시작했지만 유럽의 경우 아시아와 달리 직접 금융상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지수를 상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임일우 신한금투 에퀴티파생부 이사는 "유럽투자자들이 신한 ARS 지수를 거래하게 될 뿐만 아니라 현지 금융회사가 ARS 지수를 이용해 상품을 만들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런던출장소 등을 개소해 해외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