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시황 주요 지표인 건화물운임지수(BDI)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3,000포인트를 돌파, 해운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8일 업계 및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27일 현재 BDI지수는 전날 대비 222포인트 오른 3,16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사상 최고치인 1만1,793포인트까지 치솟은 다음 끊임없이 추락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3일 3,002포인트를 거친 후 처음으로 3,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75% 상승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간, 대륙간 원자재 이동이 활발한 정도를 나타내는 BDI가 3,000포인트를 회복한 이유로는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의 해상운송 수요가 늘어난 점이 꼽히고 있다. 중국이 지난 2월부터 공공투자를 확대하면서 중소 철강기업들이 철광석을 본격적으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2월 4,674만톤, 3월 5,208만톤, 4월 5,700만톤으로 3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와 함께 남미 지역에서 수확된 곡물이 수출되는 시즌과 맞물려 대서양 수출 물량이 늘어난 점도 BDI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BDI가 급등하면서 태평양, 대서양항로 등 주요 4개 항로의 평균 용선료도 연초에 비해 300% 이상 급등했다. 17만DWT급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4개 항로의 하루 평균 용선료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4만5,000달러를 기록해 연초대비 300~400% 올랐다. 그러나 BDI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중국의 1ㆍ4분기 철광석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늘고 있다"면서 "당분간 BDI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신성해운 관계자는 "BDI가 3,000선 돌파는 이미 예상된 것"이라며 "3,000선 이상으로 계속 유지될지를 지켜봐야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DI 3,000 돌파 자체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해운 시황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면서 "다만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2ㆍ4분기 벌크선 시황이 개선되면서 벌크선사들의 실적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컨테이너선사들의 경우 컨테이너선 시황을 나타내는 HR종합용선지수가 지난 20일 역대 최저 수준인 357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침체를 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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