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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진보정당?
입력2004-06-14 18:48:50
수정
2004.06.14 18:48:50
분양원가 공개·백지신탁제등 우리당보다도 적극 행보
한나라당이 진보정당?
분양원가 공개·백지신탁제등 우리당보다도 적극 행보
박근혜(맨 왼쪽)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결식아동 대책위 회의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철기자
“한나라당이 이상하다.”
한나라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문제를 비롯해 주식 백지신탁제도ㆍ대북관계 등 각종 현안에 있어 열린우리당 보다 더욱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건전한 보수’를 지향해야 될 본연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아파트 분양원가 비공개 발언을 강력히 비판하며 원가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공 아파트의 분양원가 공개가 당론”이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청담동에 사는 유숙희(45ㆍ가명) 주부는 “한나라당이 자신들을 찍어준 지지층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왜 주장하는 지 모르겠다”며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주식백지신탁제도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은 여당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주식백지신탁제도는 (총선에서) 공약한 사항으로 17대 의원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현안 뿐만 아니라 안보ㆍ대북 관계에 있어서도 종전 입장에서 180도 선회했다. 그 동안 한나라당은 6ㆍ15 남북정상회담이 ‘대북한 퍼주기 회담’이었다는 부정적인 평가아래, 관련 행사 자체에 일절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구하는 박근혜 대표가 들어서고 한나라당내 개혁성향의 의원들이 17대 국회에 대거 진입하면서 6ㆍ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당론으로 결정한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 최근 김덕룡 대표는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당내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이종구 의원은 “시장논리에 의해서 정책이 결정돼야 한다”며 “특히 분양원가 공개가 서민주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가공개를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대해 이한구 의원은 “17대 국회의원부터 한다면 소급입법에 해당하므로 법률적으로 더 연구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권내의 한 의원은 “원내 제2당으로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와 독선에 맞서는 것이 우선시 되다 보니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개혁 정당들과의 무리한 정책대결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맹형규 의원은 “옛날에는 강력한 보수의 목소리가 압도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목소리와 그렇지 않은 목소리가 혼재 되어 있다”며 “보수와 진보를 이분법적으로 재단할 것이 아니라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6-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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