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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전방위 확산
입력2004-04-23 00:00:00
수정
2004.04.23 00:00:00
오현환 기자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시점 후부터는 임금을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가 금융기관ㆍ공기업 등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2년 기업은행이 변형된 형태로 처음 도입한 후 지난해 7월 신용보 증기금이 시행한 데 이어 올들어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ㆍ부산항만공사ㆍ산 업은행ㆍ대우조선해양ㆍ수출입은행 등 도입기업이 급속히 늘고 있다. 최근 에는 대구은행 노사가 이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직원 3,300명, 매출 1조5,000억원대의 거대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도 노사 합의로 오는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 노조는 사측과 지난해 12월 정년(1급 59세, 2급 이하 58세) 3년 전에 명예퇴직, 직군전환, 계약직 재채용중 본인의 희망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임금을 단계적으로낮추는 임금피크제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경시 수자원공사 노조위원장은 "승진적체 해소, 노년실업 극복, 청년취업 확대를 위해서도 임 금피크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추진했다"며 "대상이 되는 직원들의 98%가 동의하는 등 통념과는 달리 직원들이 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사측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직군전환, 계약직전환으로 필요한 직군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대구은행 노사는 올해 49년생, 내년 50년생 등 만 55세 이상 직원들에 대해 정년인 58세까지 고객본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임금을 75%선으로 낮추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올해부터 정년 3년 전에 계약직으로 전환, 정년까지 직무를 수행하되 임금은 최고연봉의 75~3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고 부산항만공사도 지난 1월16일부터 연봉제가적용되는 2급 간부를 대상으로 정년(59세) 3년 전에 퇴직,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임금을 최고치의 75~55%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도입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기존 근로자는 일자리 를 지키고 승진적체를 해소할 수 있으며 기업은 비용부담을 덜어 신규인력 을 더 채용할 수 있는고 정부도 노령인구에 대한 사회보장비용을 줄일 수있는 등 3박자가 맞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에게 도움이 돼 도입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임금하락'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우려해 노조와 사업자가 발표를 꺼리고 있어 실제 도입한 기업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피크제=정년을 보장해주되 정년 일정기간 전에 임금피크 시기를 정하고 임금을 줄여가는 정년보장형 제도. 최근에는 정년 이후 일정기간까지 일자리를 유지해주되 임금을 줄이는 고용연장형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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