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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리딩뱅크’ 경쟁 가열
입력2004-03-09 00:00:00
수정
2004.03.09 00:00:00
이진우 기자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이 우리금융 회장으로 입성하면서 `리딩뱅크(선도은행)`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씨티은행)`에 이어 `멀티 플레이어(황영기)`의 등장이 금융권의 지각변동은 물론 은행장들의 `신(新)경영` 경쟁을 촉발시키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황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이 2금융권의 인수ㆍ합병(M&A)은 물론 주요 금융현안의 해결, 영업 및 인사혁신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막강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지닌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을 본격 파고들 경우 각 은행들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승부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나은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어 이래 저래 흥미진진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딩뱅크를 향해 뛰어라”= 황영기 회장 내정자의 등장은 당장 투신ㆍ증권ㆍ보험 등 2금융권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알렸다. 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확장경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매물로 나와 있는 한투증권과 대투증권, LG증권, LG카드, 부실 보험사 등 주요 회사들의 인수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된다. 국민은행도 이에 질세라 최범수 전 부행장을 한투와 대투 인수를 위한 사무국장으로, 윤인섭 전 그린화재 사장을 한일생명 인수 사무국장으로 임명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에 앞서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등에 대응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금융지주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하나은행과 씨티은행으로 넘어가는 한미은행 역시 증권이나 카드사 등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도 리딩뱅크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조흥은행과의 통합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론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은 외환은행 역시 우여곡절 끝에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마무리 짓고 전면전에 나설 태세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한미은행(씨티은행에 매각)과 우리금융(황영기회장 선임)이라는 큰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올해 은행권 경영은 2금융권 인수를 통한 몸집불리기와 소매금융 시장에서의 격전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장 `브랜드 경영` 경쟁도 치열= 은행권의 이 같은 리딩뱅크 다툼과 맞물려 주요 은행장들의 자존심을 건`신경영` 경쟁도 주목할 만한 관전포인트다. 은행장의 브랜드 시대를 연 주인공은 김정태 국민은행장. 그는 지난 98년 옛 주택은행장 취임 이후 `장사꾼 은행장`ㆍ`김정태식(式) 경영`ㆍ`김정태 효과` 등 각종 신조어를 등장시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황 내정자 역시 후보추천과 함께 벌써부터 `황영기 태풍`내지는 `황영기 효과`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으면서 가장 주목 받는 CEO(최고경영자)로 떠올랐다. 그는 앞으로 2금융권 경영과 삼성 출신의 특성 등을 살린 `황영기식(式) 경영`을 통해 은행권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요즘은 보기 드문(?) 내부 출신의 신상훈 신한은행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 역시 뛰어난 조직 장악력 등을 바탕으로 신경영 경쟁을 더욱 부채질 할 전망이다. 이밖에 씨티 출신의 하영구 한미은행장, `론스타식 경영`을 이끌게 될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과 뉴브리지의 지분매각을 앞둔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의 차별화 된 경영행보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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