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내년 말까지 계열사 상장을 통해 총 2조5,000억원의 자금유치를 추진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은 STX중공업ㆍSTX에너지ㆍSTX다롄ㆍSTX유럽 등 국내외 비상장 계열사들의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해 상장요건을 갖춘 후 국내외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STX중공업은 내년 2ㆍ4분기, STX에너지는 4ㆍ4분기에 국내 증시에 상장할 방침이며 해외계열사인 STX다롄과 STX유럽은 내년 하반기에 해외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그룹 측은 이 같은 비상장 계열사 상장을 통해 올해 1조원, 내년 1조5,000억원 등 내년 말까지 총 2조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모두 실적이 좋다"며 "내년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이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99.8% 중 30~40% 정도를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한 후 상장할 방침이다. 또 ㈜STX와 STX조선해양이 각각 47.4%, 17.6%의 지분을 갖고 있는 STX에너지도 일부 지분을 상장 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계열사도 일부 지분을 매각한 후 해외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중국에 있는 STX다롄의 경우 전체 12개 별도법인 중 STX다롄 조선유한공사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TX다롄 조선유한공사의 지분은 ㈜STX가 60%, STX조선해양이 40%를 보유하고 있다. STX유럽은 STX그룹이 올해 초 지분 100%를 확보하며 오슬로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시킨 계열사다. 현재 STX노르웨이가 STX유럽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STX노르웨이의 지분은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이 각각 66.7%, 33.3%씩 갖고 있다. 그룹 측은 유럽 국가 중 증시규모가 큰 영국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그룹이 비상장 계열사들에 대해 일부 지분 매각 후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상장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투자금액을 조기회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 회장은 그동안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기업을 인수한 후 기업공개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는 전략으로 그룹을 성장시켜왔다. 하지만 강 회장의 기업공개 시기는 전세계 증시 변화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현재 예정된 기업공개 시기에 증시가 하강국면일 경우 당초 기대했던 자금유치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는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면서 최근 공모주 청약이 급증하고 있지만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상황은 다르다"면서 "만약 증시가 좋지 않아 상장이 미뤄질 경우 STX그룹의 재무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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