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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석유이권 잡아라"

美, 이라크에 안정적공급지 확보겨냥포스트후세인 이후 이라크 석유를 노리는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물밑 싸움이 치열하고 전개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매장량 세계 2위인 이라크는 현재 유엔의 금수 조치로 석유수출이 제한되고 있으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 국제 석유시장에서 '이라크 파워'는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주도의 대(對)이라크 제재 결의안 유엔 통과를 앞두고 미-러 양 강대국간 잇속 챙기기가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이라크에 대한 이해관계 보전 요구하는 러시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위치를 이용해 러시아가 이라크 공격에 찬성표를 던지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포스트 후세인이후 일정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 대가에는 루크오일 등 러시아 석유 기업들의 이라크 유전 지분 확보, 러시아산 석유의 미국 수출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 실제 걸프전 종결이후 국제사회가 이라크를 외면하는 동안 러시아는 이라크와 '특수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경제적 실리를 챙겨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UN이 96년 이라크에 대해 석유 수출 제재조치를 취한 이래 러시아 기업들은 대이라크 무역에서 43억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라크 석유 수출 가운데 40%가 러시아 중개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이해 관계를 그대로 보전 받을 수 있으면서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에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 ▶ 미국은 이라크를 안정적 석유 공급지로 활용하려는 속셈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후 이라크를 안정적인 석유 공급지로 활용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1위의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중동산 석유의 안정적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과 관련, 미국이 또 다른 공급처로 이라크를 택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경우 중동 산유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확고해 지면서 유가 결정권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미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중동내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의 안보가 확고해질 것이란 점도 후세인 정권 타도 밑바닥에 깔린 계산. 그 동안 팔레스타인을 지원해 온 이라크의 저항이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미국 석유기업들은 벌써부터 현재 이라크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FT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이용, 이라크에 미국 석유기업들의 투자가 유치되면 현재 하루 280만배럴~300배럴에 머물고 있는 산유량이 5년내 600백만 배럴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도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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