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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파생상품시장에 다시 활력을

김중흥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 지원실장

최근 '토토가' 열풍이 뜨겁다. 199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이 추억의 노래를 다시 무대에서 불러 화제가 됐는데 해당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대박은 물론이고 음원 차트에서도 당시 곡들이 상위에 랭크되는 등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추억앓이' 중인 것 같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1990년대 가요에 열광했을까. 지금보다 젊었을 때, 인생의 황금기를 함께하던 시절의 가요를 통해 잠시나마 좋았던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비단 가요를 사랑하는 팬들뿐만이 아니다. 요즘 파생상품 시장 참여자들도 예전의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한국 파생상품 시장은 과거 꾸준히 성장해왔고 지난 2011년까지 몇 해에 걸쳐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변동성과 개인투자자 감소의 영향으로 파생상품 시장은 침체 속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 파생상품 시장의 현실은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성장세 속에서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실제로 중국 파생 시장은 무서운 성장세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도 최근 거래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CSI300 선물과 일본 닛케이225 미니선물 거래량은 투자수요의 확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 파생 시장의 확대 속에서 한국 파생상품 시장이 재도약의 힘마저 잃기 전에 시장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



시장이 이렇게 활력을 잃었다는 것은 그만큼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이 없으면 시장 참여자는 원하는 때 원하는 가격으로 거래를 하지 못해 파생 거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유동성 확보에 중요한 것이 바로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다. 그들의 헤지거래와 차익거래는 파생상품 시장뿐만 아니라 관련 현물 시장도 활성화시키는 선순환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연기금 및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규모는 증권거래세 부과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파생상품 시장은 시장 참여자와 업계,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이 잘 조화를 이뤄야 연관 시장과 시너지를 내며 발전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는 시장의 기회를 잘 포착해 자기 책임 원칙하에 시장에 참여해야 하고 업계에서는 시장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신상품 도입 노력을 통한 창조적 발전을 일궈나가야 한다. 관련 제도들은 시장의 본래 기능을 극대화하면서 불공정 거래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이렇게 삼박자가 잘 맞을 때 파생상품 시장은 예전의 황금기를 더 이상 추억이 아닌 밝은 미래로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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