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미나씨는 서울대 디자인 관련 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4월 1인 창조기업 라비또를 설립했다. 그는 토끼 귀에 사용시간을 2배 향상시키는 보조배터리를 장착한 아이디어 상품인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케이스'를 개발해 창업 6개월 만에 세계 15개국 수출 및 국내 300개 지점을 론칭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부터는 이러한 1인 창조기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 수는 2009년 20만3,000개에서 지난해 23만5,000개로 15.7% 증가했으며 오는 2015년 3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창조기업은 창의성ㆍ전문성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고용기업'으로 소프트웨어(SW), 콘텐츠, 디자인 등 372개 업종이 해당된다. 상시근로자 없이 공동창업이나 공동대표 등의 형태로 운영될 경우 4인까지는 1인 창조기업으로 인정된다. 10월 '1인 창조기업 육성법'이 제정됨으로써 1인 창조기업을 미래의 벤처 후보군으로 본격 육성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 정부는 내년을 1인 창조기업 도약 및 붐업의 원년으로 삼고 1,000억원가량의 정책자금 지원 및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육성책을 펼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로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지식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나 1인 창조기업을 영세한 초기기업으로 보는 사회 인식 등 아직 기반이 열악한 점은 개선이 시급하다. 중기청은 1인 창조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에 융자 500억원, 투자 300억~400억원, 연구개발(R&D) 140억원 등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전용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부터 프로젝트를 담보로 제품 생산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1인 창조기업에 대해 '프로젝트 담보형 사업화 정책자금'이 도입된다. 규모는 500억원 내외로 계약금액의 90% 이내에서 최대 5억원이 지원된다. R&D와 관련해서는 '1인 창조기업 전용 R&D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창업 R&D에 50억원, 팀 기술개발에 20억원 등 모두 70억원을 지원한다. 개발기간 1년 이내의 자유 응모형 과제를 중심으로 과제당 1억원까지 지원되며 단독개발뿐 아니라 협업 또는 공동 R&D 형태로도 지원 받을 수 있다. 특히 중기청은 '앱 전용 R&D 사업'을 신설해 N스크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제작 및 네트워크 운영 기술 등 앱 관련 기술의 개발을 돕기로 했다. 과제당 75% 이내에서 최대 1억5,000만원이 지원된다. 창조기업 투자펀드도 300억∼4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펀드 조성액의 60% 이상은 5억원 이내 투자에 사용되고 30% 이상은 3억원 이내 소형 투자에 쓰인다. 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는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판로 개척을 위해서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1인 창조기업 전용관'이 내년 중 개설된다. 1인 창조기업이 제작ㆍ생산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곳이다. 1인 기업들이 직접 만든 제품 및 공예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미국의 수제 소품 쇼핑몰 엣시닷컴을 벤치마킹 했다. 엣시닷컴은 800만명의 회원을 바탕으로 월 200만개의 아이템이 판매된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신설되는 제도ㆍ정책 내에서도 1인 창조기업에 우선 지원 가능한 부분을 발굴하는 등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으로 지식기반 경제 성장을 가속화시키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