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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벽' 2050 ~2060선으로 올랐다

2000선 언저리서 내다파는 패턴 벗어나

하반기부터 매도 타이밍 50~60P 높아져

"투신권 전략 수시 변화… 추격매수는 조심"


잇따른 대외악재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투신권이 높아진 펀드 환매 벽을 앞세워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투신권은 지난 3년간 코스피가 박스권(1,950~2,050포인트)에 갇혀 있을 때 1,900포인트 초·중반에서 사고 2,000선 언저리에서 매도하는 전략을 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투신권의 매도 타이밍인 펀드 환매 벽이 2,050~2,060선까지 오르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신권이 수급의 주체로 나서 지수상승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지금처럼 코스피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할 때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면서 "투신권이 일정 지수대에서 매도로 돌변할 수 있으므로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96%(19.70포인트) 오른 2,062.62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1,650억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05억원, 486억원 순매수했다. 투신은 이날 기관 순매수 금액의 절반인 65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이 기간 투신권이 순매수한 금액은 3,447억원으로 연기금(2,544억원)을 제치고 기관 중에서 가장 왕성한 식욕을 보여줬다. 투신은 SK텔레콤(410억원), GKL(114090)(273억), 한국전력(015760)(270억원), KT&G(270억원) 등 내수주를 주로 산 반면 LG전자(-232억원), 현대차(005380)(-166억원), POSCO(005490)(-93억원) 등 수출주를 주로 팔았다.

주목할 점은 투신권이 국내 주식을 사고파는 지수 레벨이 종전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 투신은 주로 1,900포인트 초중반에서 순매수, 2,000포인트 초반에서 순매도하는 패턴을 고집해왔다. 올 상반기 투신의 순매도액은 1조1,767억원으로 기관 중에서 금융투자(3조1,182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투신이 그동안 박스권의 원흉 중 하나로 불린 이유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투신권은 다른 투자 전략을 보이고 있다. 지수가 2,000포인트 위에 있을 때도 순매수를 하고 2,050~2,060선에 다다르면 순매도 패턴으로 바뀌었다. 펀드환매 물량이 출회되는 지수 벽이 종전 2,000 선에서 50~60포인트 상승했다는 얘기다. 실제 투신권은 지난달 22~25일 이틀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지수가 2,068.05포인트까지 오른 26일 순매도로 전환해 7거래일 동안 2,54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2,075.76포인트까지 오르던 지수는 다시 2,050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투신은 지수가 2,030~2,040선을 오르내린 7거래일 동안 다시 3,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쓸어 담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들어 지난 1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 유입된 자금은 4,550억원으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연중으로는 여전히 4조원 순유출이지만 자금 유출입에도 변화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과거 2,000포인트 때였던 펀드 환매 벽이 올라간 것이 분명하다"면서 "최근 개인의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면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펀드 자금 유입이 더 늘어 투신권의 영향력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회의와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등 대외 변수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한 현 국면에서 투신권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이 최근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지만 무턱대고 투신권이 사들이는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권 자금이 2,050선 이하에서 많이 들어왔지만 기관투자가는 패턴이 수시로 달라질 수 있다"면서 "과거 사례를 봐도 투신권의 투자전략을 따라갔을 경우 성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의 최근 순매수 강화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주식형 공모펀드 규모가 60조원 이하까지 내려갔다가 단기적 반등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주식형 펀드 가입 열풍이 불었던 2007년처럼 투신이 지수 상승을 이끌려면 강세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데 아직은 그런 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투신권은 지수가 2,050~2,060에 다다르면 급격하게 순매도로 돌아서는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신권의 이런 매매 패턴을 숙지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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