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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생보진출 포기] "규제강화로 실익없다" 판단
입력1999-07-26 00:00:00
수정
1999.07.26 00:00:00
한상복 기자
LG그룹이 생명보험업 진출을 포기하기로 한 것은 이 사업에 더이상 미련을 두는 것이 시간낭비라는 판단에서다.막대한 자금을 들여 대한생명을 인수해봤자 정부의 각종 제한조치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생보업 진출을 강행하는 것보다는 그룹의 21세기 비전인 「디지털 경영」으로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LG의 생보업 진출계획 백지화에 따라 대한생명은 외국 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생명 아니면 생보업 안한다= LG가 생명보험업에 눈독을 들인 것은 마침 대한생명이란 「초대형 물건」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 부산지역 생보사인 한성생명에 4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이는 한성생명을 설립한 지역 상공인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을 뿐 「생보업 진출을 위한 포석」은 아니었다는 게 LG의 주장이다.
따라서 LG는 대한생명 입찰에 참여하면서 처음부터 「모 아니면 도」란 입장이었다. 대한생명 인수가 아니라면 굳이 LG생명이란 회사를 탄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규제강화로 실익 사라져= 정부가 금융기관 인·허가지침을 변경, 5대 재벌의 생보업 진출요건을 강화한 것이 LG가 생보업 진출을 포기하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새로운 지침은 시장점유율이 5% 이상인 생보업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포기한 채 외국기업과 합작하거나 순수 자기자금으로 재원을 조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는 대한생명을 인수할 의욕을 잃게 됐다. 이 회사는 대한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외국 생보사와 공동인수 협상을 벌이기도 했지만 외국사가 경영권을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LG 관계자는 『혼자 힘으로 대한생명을 인수하더라도 자기자금을 2조원 이상 쏟아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자칫하면 그룹의 자금난을 촉발시킬 우려가 있어 생보업 진출 자체를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성생명은 어떻게 되나= 부실 생보사로 지정돼 공개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당초 한성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LG의 계열사로 편입시킬 예정이었으나 LG의 생보업 참여포기에 따라 이같은 계획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LG는 한성생명에 갖고 있는 지분을 신속하게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실무팀을 통해 지분 해소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LG는 그러나 지분철수가 한성생명의 경영악화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성생명 지분은 그룹 관계자들(오너 일가)이 개인적으로 확보한 것이어서 엄밀히 따진다면 그룹 차원에서 책임질 부분은 아니지만 한때 추진했던 생보업에서 명예롭게 퇴진하기 위해 한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생명은 지난 88년 부산에 설립된 지방 생보사로 삼양통산(지분율 13.13%)을 비롯한 지역 상공인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총자산 5,088억원에 지난 회계연도(98년4월1일~99년3월31일) 수입보험료는 2,942억원 수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 1조1,165억원에 이르러 부실이 심화된 상태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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