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全국세청장 내정자 발언으로 본 향후 稅政 '조세 분배주의' 강조, 司正칼날 예리해질듯"10년전 탈법까지도 색출할것" 탈세·재벌 변칙증여 엄단 예고일부 언론사 세무조사도 시사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인사 발표 직후 기자실에 들른 전군표 국세청장 내정자는 오랫동안 (국세청장 자리를 위해) 준비해온 것처럼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조사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거침이 없었다. 그의 발언은 한 마디로 "국세청의 분위기를 확 바꾸겠다"는 것이었고, 탈세자들을 가만 두지 않겠다며 경고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매파 국세청장이 휘두르는 칼날이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취임 일성, '조세분배주의'=전 내정자는 우선 국세청의 방향과 관련, '새로운 가치 창출'을 화두로 내걸었다. 그는 "전임 청장 시절에는 정치적인 세무조사와 부패의 이미지를 벗겨내는 데 역점을 두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재정학의 원리에 나와 있는 대로 조세 정의를 창출할 것이며, 특히 '조세분배주의'를 확립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52%의 과세 대상자를 관리해왔다면 앞으로는 48%에 이르는 과세 미달자 소득 파악과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등에 눈을 돌리는 등 '따뜻한 세정'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참여정부가 내건 분배론과 연결돼 '코드 맞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탈세범 세무조사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세무조사 대상, 특히 영세 사업자의 세무조사 대상자는 줄여나갈 것이며 기업들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세무조사의 체계를 만들겠다"면서도 "탈세 기업들은 부담스러운 청장이 왔다고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부분에서 과거 자신이 세무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강력한 세수 확보에 나섰던 것과 H그룹의 '불균등 감자'를 이용한 변칙 증여 행위에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500억여원의 과세를 단행했던 점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전 내정자는 자본거래를 이용한 변칙 증여 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밝혀 변칙과 편법으로 재벌 2ㆍ3세들에게 상속ㆍ증여하는 행위를 보다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를 위해 과거 10년 내의 탈법행위까지 샅샅이 찾아내겠다며 조세엄정주의를 강조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전 내정자가 취임하면 세무조사 횟수는 대폭 줄이되 대상자에게는 매우 심도 있는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리모델링'=국세청의 조직 변화도 예고했다. 전 내정자는 '여론이 허용한다면'이라는 단서를 깔면서도 "국세청의 인력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줄었다"며 증원 방침을 분명히 밝혔고 이 과정에서 '인력의 리모델링'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고시 출신이 아니면 세무서장이 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대학에 찾아가 리크루트를 할 것이며 이들이 고시 합격자보다 빨리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일반직원은 법정 승진연한이 지나면 과감하게 발탁하되 대학에 포진한 '대기직원'의 경우에는 7급 일반공채로 들어와도 불이익 없이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전 내정자는 특히 "지역정서에 기대서 끼워달라는 등 배려나 발탁해달라는 직원과 간부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주성 전 청장의 퇴임사유 가운데 하나였던 인사 잡음에 대해 에둘러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언론사 세무조사 강행 시사=부담스러운 부분인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나마 분명한 원칙을 내세웠다. 그는 "언론사도 성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일제 조사는 없을 것이라는 부연 설명을 달았지만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혀 일부 언론사에 대해서는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세무조사를 단행할 뜻을 나타냈다. 국세청 관계자는 "언론사가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것도 아니고 작은 곳은 글쎄…"라고 말해 일부 대형 언론사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입력시간 : 2006/07/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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