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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건설' 우선협상자로] 현대차그룹 패인은

재무능력등 비가격요소 '자만'<br>적당한 가격 맞추려다 고배

인수를 자신했던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에 덜미를 잡힌 주요인은 자만에서 비롯됐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현대그룹이 사활을 걸고 인수전에 '올인' 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비가격 요소 등 주변적인 조건에 자신한 나머지 '경제적 가격'에만 치중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적당한 가격으로도 현대건설을 품에 넣을 수 있다는 안일한 계산이 패착이라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채권단 발표 후 애써 태연한 표정을 보이고 있지만 범현대가의 모태인 현대건설은 집안의 '장자'가 경영해야 한다는 명분과 현대건설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으려 했던 실리 모두를 잃게 됨으로써 당분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몽구 회장이 현정은 회장에게 일격을 당하며 체면을 구기게 된 점도 현대차그룹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가격' 전략의 실패=현대차그룹은 다른 요소가 아닌 가격에서 현대그룹에 뒤처졌다. 어찌 보면 이것이 현대차그룹에는 가장 뼈아픈 실책이다. 다른 무엇보다 자금은 풍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애초부터 현대건설을 비싼 가격에 살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의향서 제출 후 현대차그룹은 "채권단이 가격 위주의 심사만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가격이 너무 비싸질 경우 '승자의 저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었지만 속내는 무차입으로 인수대금을 치를 수 있는 만큼 적당한 선에서 가격이 맞춰졌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본입찰이 마감됐던 지난 15일 당일에도 내부에서는 가격을 1,000억~2,000억원 정도 낮추는 게 좋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왔다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본입찰 직전 정책금융공사도 '비가격 요소'를 부각시켜 현대차그룹의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베팅'의 힘을 누르지는 못했다. ◇그룹 미래 구상 '물거품'=우선협상대상자가 현대그룹으로 결정되자 현대차그룹은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당혹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리를 자신했고 현대건설 인수를 가정한 그룹의 미래를 구상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입찰절차에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했으나 안타깝게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며 "채권단에서 현대건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현대건설의 견실한 발전을 기대하겠다"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기아차ㆍ한보철강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성공신화를 써온 현대차그룹의 이번 참패는 뼈아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을 인수해 '자동차-철강-건설' 3대 축으로 그룹의 미래 골격을 완성하려던 야심찬 구상이 무너져 버렸다. 게다가 이른바 '왕자의 난'을 10여년 만에 마무리하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가(家) 장자 위치를 대내외에 확고히 하려했던 노력 역시 물거품이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여러 목적으로 이번 인수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만큼 이번 실패가 그룹 내부에 후유증을 낳을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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